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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야 매화야, 향긋한 내음새로 과거의 아픔을 달래어주어라 - 매향리
매향리‘매화 향기가 진동한다.’라는 의미를 지닌,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 정보화 마을은 향기로움과 평화를 생각나게 하는 것과는 달리 1954년부터 54년간 미군 사격장으로 이용되어 폭격으로 고통당한 곳이며, 우리 역사의 가슴 아픈 현장이다. 사격장으로 사용되는 동안 3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했다. 2005년, 사격장 폐쇄를 주장하는 주민들의 끝없는 농성으로 불안함과 폭약이 내는 소음 그리고 고약한 화약 냄새는 사라졌지만, 누군가에겐 지우지 못할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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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야 매화야, 향긋한 내음새로 과거의 아픔을 달래어주어라
폭격이 사라지고 13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 이전과 이후의 매향리의 시간은 분명 다르게 흐르고 있을 것이다. 맨 처음 매향리에 나의 발길이 닿았을 때의 느낌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생생하게 남아있다. 1월의 어느 날 마을이 한 서린 지난날을 망각한 채 폭격의 흔적을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 부푼 마음으로 마을을 방문을 한 나에게 서해 바다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칼바람과 갯벌에서 나오는 특유의 민물 비린내로 보답해주었다. 어쩌면 그것은 과거의 아픔을 어루만져달라는 매향리의 간절한 외침이 아니었을까?
미군이 머물렀던 바다 마을에는 흔적을 지우려는 듯 리틀야구장 단지가 들어섰고 주민들의 아픔을 달래주려는 명목으로 평화공원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마을 곳곳에 보이던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심은 듯한 앙상한 매화나무는 긴 시간을 견뎌낸 아픔과 슬픔을 억누르고 평화와 희망을 찾고싶은 간절한 마음을 대변해주었다. 옛날 중국에 결혼을 앞둔 한 도공과 그의 정혼녀에 얽혀 있는 매화나무의 전설은 죽어서도 마을을 보살펴 주고 싶은 매향리 주민들의 마을을 사랑하고자 했던 정신과 매우 흡사했다.
한국전쟁중인 1951년 한미행정협정에 따라 1954년 주한미군의 공군폭격훈련장 사용을 시작으로 50여년간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전투기와 헬리콥터가 하루 600회가 넘는 사격훈련을 실시한 곳이 바로 매향리 정보화 마을이다. 처음 사격장으로 사용된 구비섬은 사라졌고 다음 사격장으로 지정된 농섬 역시 원래 크기의 3분의 1만 남아있다. 황량한 바다 위 홀로 남겨져있는 농섬은 쓸쓸하다 못해 처절하게 마지막 숨을 내뱉고 있는 병든 사람의 모습과 같았다.
오폭과 불발탄에 수십 명의 사망자와 중상자가 나왔고 땅을 울리는 진동과 굉음에 벽과 담벼락은 갈라졌다. 야간 사격을 위한 조명탄이 바람을 타고 마을에 떨어져 집에 불이 나는 등 주민들의 피해는 말할 수 없이 컸다고 한다. 아직도 그 흔적을 채 지우지 못해 남아있는 갈라져있는 담벼락과 사람의 손길이 끊어진지 오래되 보이는 허물어진 집들은 그날의 기억을 생생히 간직하고 있었다.
사격이 없는 주말은 단 이틀만 농사와 수산물 채취가 가능했기에 매향리 주민들은 경제적으로 넉넉치 못했다. 젊은이들은 도시로 흩어지고 떠나지 못한 주민들은 마을에 남아 미사일 잔해와 탄피를 주워 연명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사격장을 점거해 농성을 하고 여러 곳에 탄원도 해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매향리 역사관은 주민대책위원회가 활동하던 건물로 매향리의 고통이 시작되고 끝난 격정의 현장인데 건물주위에 집채만하게 쌓인 포탄의 잔해와 타켓으로 쓰인 벌집이 나있는 컨테이너들은 폭격의 현장을 고스란히 보여주었고 나를 소름 돋게 만들었다.
2000년 5월 미군의 실수로 마을 주민 6명이 부상당하는 ‘매향리 오폭사건’이 일어난 매향리 교회의 외부는 폭탄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있었지만 내부는 상처를 이겨낸 새 속살이 돋는 듯 과거의 아픔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평화를 소재로 하는 작품이 전시되는 스튜디오로 거듭나 있었다. 오폭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주민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각고의 노력 끝에 2005년 8월 미군 사격장이 폐쇄되었다.
매향리의 아픔 속에서도 피어난 새싹
잘못 떨어진 폭격으로 폐허가 된 매향교회를 새롭게.
지금 매향리에는...
지금 매향리에는..
과거의 아픔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무엇보다 오랜 세월 미군의 사격훈련으로 인한 불안감 증폭과 소음피해를 겪은 주민들의 씻어내지 할 상처가 가장 크다. 그리고 폭격에 산화된 주민들의 불쌍한 영혼을 달래주어야 한다.
13년 전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을 자랑하는 한반도에서 폭탄으로 고통받는 마을이 있었다. 분명 그 누구도 원하지 않았다. 누구도 잃고 싶지 않았다. 그저 평범한 마을에서 자고 나라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싶었다. 하지만 매향리에게 그것은 사치였다. 간절히 바란다. 우리 모두 바다마을 매향리의 슬픔을 어루만져주자.
몇 번의 봄이 지나 그동안 화약 냄새가 진동했던 매향리가 이름에 미군사격장이 들어서기 전 매화향기 가득한마을로 돌아가길 간절히 바란다.
매향리의 시간, 상처와 희망 모두를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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