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의 오사카성. 조형물의 경사가 약 15도 기울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을 찍기 좋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는 보기 힘든 곳의 모습도 확연히 드러나 보인다.
각 지역의 건물은 문화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기후 등의 주변 환경을 모두 반영해 지어진다. 그래서 역사가 오래된 도시는 자체적으로도 문화적 자원이 된다. 아주 먼 옛날부터 남아있는 각 나라 특유의 건축물들은 단지 멋진 외양에만 가치가 있진 않다. 거기에 깃들은 생활 속의 지혜와 겹겹이 쌓여오는 흔적들은 역사를 통해 배워나간다는 말을 통감하게 한다. 이러한 이유로, 소인국 테마파크는 필히 가볼만 하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중산간서로에 위치한 소인국 테마파크는 2002년 문을 열어 현재까지 약 100여 개의 건축 모형물을 전시해놓은 장소다. 그 건축 모형물들은 교과서나 혹은 어디서든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세계의 유명한 것들인데, 충분히 전후좌우 전체를 볼 수 있을 만큼의 작은 크기다. 경사가 15도 가량 아래로 되어있는 게 특징인데, 이는 전체적인 조형물의 모습을 관람하는 데 아주 용이하다.
어느 겨울날 도착한 소인국 테마파크는 생각만큼 조용하지 않았다. 사람이 몰리지 않는 비수기에 공사를 몰아하는지 온통 공사하는 소리로 시끄러웠다. 입장하는 순간까지도 그 소리는 아주 성가셨는데, 입구에 들어서서 보이는 건물들을 본 순간 소리는 싹 잊혀졌다. 내부 경치가 어마어마하게 아름답거나 절경이라 극찬할 정도는 아니지만 푹 빠져 주변의 소음을 잊을 정도는 되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테마파크의 크기 또한 예상했던 것보다는 족히 커서 찬찬히 구석구석 둘러보고 오려면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만 같았다. 다른 말로 하면 여유를 즐길 시간이 꽤 오래 있었다는 말이다.
각 건물들은 건물 간 여유 있게 배치되어 있었는데, 테마파크 속에는 단순히 건물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룡의 화석 모형, 당대에 유명했던 배우나 영화의 주인공 심지어는 프로필 사진의 단골 배우인 커다란 바나나 우유 모형까지 존재했다. 건물 조형물만으로는 자칫 질릴 수 있는 환경을 다채롭고 꾸며 넣음으로 인해 한층 더 화사하고 즐거운 내부 경치를 꾸며냈다.
군데군데 서있던 인형들 외에도 더 다양한 조형물들이 서 있다.
소인국 테마파크에 들르기 전에는 공식 사이트에 들러 꼭 한 번 내용을 확인하기를 바란다. 그곳에서는 어느 건축물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안에 있는 건축물들의 역사적 의의와 간단한 설명이 곁들어져 있다. 테마파크 안에도 설명이 있는 조형물들이 있지만, 없는 것도 있는데다가 미리 알고 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특별한 시기마다 이벤트를 열기 때문에 홈페이지에 들러 틈틈이 확인해 참고할 수 있다. 시간이 맞다면 참여해서 소소한 행복을 챙길 수도 있을 것이다.
광화문의 전경. 뒤로 보이는 에펠탑이 커서 아쉽다. 작아보임.
테마파크에는 외국 건물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건축물도 있다. 한국은행 건물이나 서울역, 혹은 경복궁이 그것이다. 이를 보며 아쉬운 게 있었다면,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도 멋지고 고풍스러운 건물이 많은데도 지어진 조형물은 대부분이 서울권에 한정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외의 것은 불국사에 불과했다. 세계의 가지각색 건물을 보는 것도 좋지만, 우리나라의 건물만 따로 전시하는 공간이 있었으면 했다. 또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파크 내 구역마다 있었던 스피커의 존재였다. 스피커 자체가 신경에 거슬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흘러나오는 노래가 한가로운 구경을 방해했다. 어쩌면 화이트 노이즈를 만들어줌으로써 더 집중하도록 만드는 효과를 노렸을 수도 있지만, 청각에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역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소인국 테마파크 근처에는 차(茶)로 유명한 오설록, 400여 종의 곤충을 볼 수 있는 나비박물관, 땅굴로부터 탄생한 평화박물관 등이 있으니 잊지 말고 함께 둘러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