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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을 따라 느끼는 부산의 동해

해운대 미포 철길
  • 탐방일시 :2017.10.09
  • 조회수 :1454
  • 좋아요 :0
  • 위치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달맞이길62번길 13 건널목관리소 (미포철길) 외 2곳 (청사포, 송정역)
  • 키워드
    해운대 청사포 기찻길, 동해남부선 폐지선로, 미포, 송정, 청사포

해운대 청사포 기찻길은 80년이 넘은 동해남부선의 일부로 현재는 폐선된 기찻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절경이라고 할 수 있는 미포~청사포~송정역의 기찻길을 따라가다 보면 당시 바다 옆을 지나가던 기차를 타고 다니던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일로 기차를 타고 갔을까 상상하게끔 만든다. 기찻길에 깔려있는 돌과 쇠의 길을 따라 걸으며 파란 바다의 소리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해운대 청사포 기찻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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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에 대한 사전조사

해운대 미포부터 시작해 청사포, 송정까지 이어지는 기찻길은 예전에 동해남부선의 일부였다. 동해남부선은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의 포항역과 부산광역시의 부산진역을 잇는 한국철도공사의 철도 노선이다. 옛날에는 여객 열차가 부산진역에서 시종착하거나 부산역까지 운행했지만 KTX 운행 이후 부산진역은 화물전용으로 전환되고, 부산역에서도 더 이상 종착할 여유가 없어지면서 부전역에서 시종착하게 되었다. 현재는 동해선에 편입되었고, 사용되지 않는 동해남부선 중 미포-청사포-구 송정역을 지나는 철길은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산책로로 탈바꿈했다. 더 이상 기차가 달리지 않고 사람들의 발로 걸어 다니는 철길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 철길을 따라 느끼는 부산의 동해 -

미포에서부터 시작하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관광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앞으로 소개하게 될 곳은 해운대 청사포 기찻길이지만, 해운대 청사포 기찻길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청사포에서 기찻길을 구경하는 것보다는 해운대 미포 또는 (구) 송정역에서부터 걸어가는 것이 좋다. 미포에서부터 걷는다면 오른쪽으로 해운대 바다를 구경하면서 탁 트인 송정을 향해 걸을 수 있을 것이고, (구) 송정역에서부터 걷는다면 왼쪽으로 바다를 보며 점점 높아지는 고층 빌딩들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철길을 따라, 바다를 따라 걸으면서 달라지는 건물들을 보면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해운대와 예전보다는 활발해졌지만 여전히 조용한 송정의 차이도 느낄 수 있다.

미포건널목에서 시작하는 이야기

철길은 미포 건널목에서 시작한다. 입구에는 미포 건널목에서 청사포 새길까지, 청사포 새길에서 송정역까지 약도로 표시한 표지판이 보인다. 그 아래에는 간단하게 동해남부선 철길에 대한 설명도 있다. 와우산 기슭의 동해남부선 철도는 1934년에 개통된 우리나라 유일의 임해철도선이었다고 한다. 해운대 도심을 지나가는 우동~기장 구간의 복선화가 완료된 이후로 동해남부선 해안 철길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현재 이 철로부지는 자연친화형 여가 공간으로 만들어져있다고 적혀있다. 이처럼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따라 가다보면 이런 안내글들이 종종 나온다. 바다의 풍광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기찻길을 따라 기찻길의 이야기를 읽어가는 것도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청사포기찻길_미포건널목표지판

청사포기찻길_미포건널목표지판

미포 건널목 입구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준비된 아기자기한 포토존이 있다. 그 곳을 지나가면 사진을 찍는 사람들보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주위를 구경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기찻길을 걸으면서 볼 수 있는 신기한 풍경 중 하나는 기찻길 바로 옆에 있는 가정집이다. 실제로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가정집이다. 이런 곳에서 사람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사람은 어디에서도 살아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예전에는 기차가 지나가는 길 바로 옆이었을 테고, 지금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지나가는 길옆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는 모습이 생활 속에 녹아들었을 것이다.

청사포기찻길_가정집

청사포기찻길_가정집

청사포기찻길_가정집

청사포기찻길_가정집

청사포기찻길_가정집

청사포기찻길_가정집

표지판에서 안내하는 것과 달리 2.4km를 50분 만에 걷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돌과 쇠로 이루어진 딱딱한 철길을 걷는 것도 어렵지만 주위의 풍경을 감상하다보면 시간이 많이 뺏기기 때문이다. 철길을 따라 걸으면 바다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볼거리들을 만날 수 있다. 그 중에서 뚜렷하게 보이는 것은 작은 터널인 달맞이재일 것이다. 사실 터널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짧은 공간이지만 독특한 사각 모양의 이 터널은 예전부터 연인들이 사진 찍기 좋은 곳이라며 소문난 곳이기도 하다. 날이 더울 때는 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저씨도 만날 수 있다.

청사포기찻길_달맞이재

청사포기찻길_달맞이재

더 이상 기차가 지나지 않아 잔뜩 자란 꽃과 나무, 풀들이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따라 걷다보면 저 멀리서 청사포 등대를 발견할 수 있다. 등대는 언제나 빨간색과 흰색 두 가지 종류가 존재한다. 배가 들어가고 나갈 때 어느 쪽이 오른쪽이고 왼쪽인지 구분하기 위함인데, 바다에서 항구 쪽을 바라볼 때, 등대의 오른쪽이 위험하니 왼쪽으로 가라는 것을 의미하는 건 빨간색, 왼쪽이 위험하니 오른쪽으로 가라고 말하는 것은 흰색 등대이다. 등대가 뱃사람들의 항로 표지가 되어주었듯, 기찻길을 따라 여행하는 여행자들에게 여행의 방향을 알려주는 느낌이다.

청사포기찻길_등대

청사포기찻길_등대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자연친화적 산책로로 만들고자한 노력이 보이는 곳은 잘 유지되어있는 철길을 보아도 그렇지만 중간 중간 꾸며놓은 공간들을 보아도 그렇다. 바람이 잘 분다는 부산의 특색을 살리고 싶었는지 태극기 바람개비가 벽에 꾸며져 있기도 하고, 장승을 볼 수도 있다. 또 입구에서 봤던 것처럼 부산의 이야기, 그 중에서도 해운대 자연마을을 간단히 소개한 안내도 볼 수 있다.

청사포기찻길_태극기바람개비

청사포기찻길_태극기바람개비

청사포기찻길_장승

청사포기찻길_장승

청사포기찻길_자연마을안내

청사포기찻길_자연마을안내

이것들을 지나면 청사포의 건물들이 확연히 보이기 시작한다. 조개구이, 장어구이 간판이 걸린 가게들이 보인다면 그 곳이 바로 청사포다.

청사포(靑砂浦), 청사포(靑蛇浦)

청사포(靑蛇浦)는 푸른 구렁이의 포구라는 뜻으로, 골매기 할매의 전설과 관련된 지명이다. 새 신부였던 김씨 부인은 고기잡이를 나간 남편이 난파하여 돌아오지 않자 매일 해안가의 바위에서 두 그루의 소나무를 심고 남편을 기다렸다고 하는데, 수십 년을 기다리는 김씨 부인을 애처롭게 여긴 용왕이 청사(靑蛇)를 보내 용궁에서 남편과 상봉하게 해줬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청사가 출현해서 붙여진 지명이었으나, 1920년경에는 뱀 사(蛇)가 모래 사(砂)가 되었다. 그리고 김씨 부인이 기다릴 때 심은 큰 소나무와 그 아래 바위가 망부송(望夫松)과 망부암(望夫岩)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청사포하면 이런 전설보다는 가장 먼저 조개구이가 맛있는 곳이라고 떠올릴 것이다. 실제로 청사포는 싱싱한 횟감을 이용해 장사를 하는 가게가 굉장히 많고, 등대 근처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아까 미포에서 시작한 철길을 쭉 따라 걸으면 청사포를 지나쳐 전망대를 구경하고 송정역까지 곧바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샛길로 조금만 이탈한다면 아까 걸어오면서 본 등대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청사포의 싱싱한 횟감을 이용해 장사를 하는 가게와 그 곳을 즐기는 관광객들, 낚시를 하는 사람들까지 구경할 수 있다.

청사포기찻길_등대가까이

청사포기찻길_등대가까이

청사포기찻길_낚시꾼

청사포기찻길_낚시꾼

청사포에는 마을버스와 시티투어버스 정류장이 있어 외지사람들도 쉽게 올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이렇게 청사포를 방문한 사람들은 조개구이를 먹으러가거나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로 향한다. 새로 지어진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는 출입시간이 제한되어 있는데, 9~10월 평일에는 오전 9시부터 저녁7시까지, 주말은 저녁8시까지만 개방한다. 기상이 안 좋으면 개방이 제한되며 바닥을 훤히 볼 수 있는 강화유리로 만들었기 때문에 덧신을 신고 입장해야한다.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 이름에 떡하니 들어간 청사포 다릿돌은 청사포 해안에서 해상 등대까지 가지런히 늘어선 다섯 암초가 징검다리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청사포다릿돌전망대전경

청사포다릿돌전망대전경

청사포다릿돌전망대 강화유리

청사포다릿돌전망대 강화유리

덧신을 벗으면 다시 유리바닥에서 돌바닥을 걷는 시간이 시작된다. 청사포에서 이제 송정역으로 향한다. 관광객들이 엄청나게 모여있는 청사포를 조금 벗어나면 다시 한적하고 조용한 철길이 이어진다. 철길을 걷다보면 사람이 와도 무관심한 새도 만나고 뜬금없이 잔잔한 음악을 틀고 있는 소박한 카페도 볼 수 있으며, 철길을 걷다가 심심한 누군가가 철길 위에 쌓아둔 돌탑도 발견할 수 있다. 넘어질까 조마조마하며 철길만 바라보고 걷는다면 역까지 몇 미터 남았는지 철도 위에 적어둔 글자도 찾을 수 있다. 앞을 보든 옆을 보든 아래를 보든 기찻길에서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청사포기찻길_카페

청사포기찻길_카페

청사포기찻길_돌탑

청사포기찻길_돌탑

청사포기찻길_남은거리는

청사포기찻길_남은거리는

4.8km 철길의 끝

다리가 슬슬 아프다 느껴질 때쯤이면 송정이 보이기 시작한다. 송정은 해운대 미포를 보는 것과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미포에서는 새 건물들이 올라가고 있고, 화려한 광안대교도 광안리 방향으로 보여서 도시적인 느낌이 물씬 나지만 송정은 그보다는 좀 더 옛날의 해수욕장 같은 느낌이다. 이전에 비하면 많이 활성화되었지만 여전히 조용하다면 조용할 수 있는 곳이다.

청사포기찻길_송정

청사포기찻길_송정

철길을 따라 걸으면 옛날에 기차가 정차하던 역에 도착한다. 지금 걷고 있는 이 여정의 종점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동해남부선 폐선부지의 송정역은 현재 사용하고 있지 않는 폐역이다. 폐역을 문화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포토존이 많이 설치되어있다. 나무 날개, 기차 모형, 나무 하트 의자는 역시나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사진 명당이기도 하다. 더 이상 열차가 서지 않아서 표를 발권한 필요가 없는 역은 아트갤러리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옛날 기차역의 추억을 보존하기 위해서 열차시간표를 떼지 않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열차시간표까지 확인하고 나면 마침내 짧은 철길 여행은 끝이 난다.

송정역

송정역

송정역내부

송정역내부

울퉁불퉁하고 사람에게는 다소 불편한 철길을 걷는 것은 쉬운 일도, 흔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그 불편한 길옆에는 사람이 살고 있고, 멋진 풍경이 있으며, 걷는 걸음 하나하나에 바다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예전과 다르게 화려하고 새로운 중심지가 되어가는 해운대의 모습부터,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바닷사람과 관련된 전설이 있는 지역이름, 지금은 쓰이지 않는 역이지만 예전에는 그 역을 이용한 사람들의 추억까지. 약도에서 표시한 시간으로는 100분 정도의 거리였지만 실질적으로 해운대 청사포 기찻길,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즐기는데 150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완주에 의의를 두는 사람은 그보다 더 짧을 수도 있고, 정말로 느긋하게 모든 순간을 감상하며 걷는 사람에게는 더 느릴 수도 있다. 이 짧은 기찻길을 걷는 시간만 해도 사람마다 편차가 있는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속도 역시 같을 필요가 없다. 바닷바람 소리가 음악이 되는 철길을 걷다보면 그런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청사포기찻길_걸어온길

청사포기찻길_걸어온길

장소에 대한 참고사항

- 돌이 가득하고 철길을 따라 걸어야하기 때문에 운동화와 편한 복장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 코스 중간에 향나무 길이 있다. 산이기 때문에 습한 날에는 모기가 많이 있다.
- 바다 옆이기 때문에 바람이 굉장히 심하다.

위치보기

참고문헌
* 부산광역시청,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활용", https://www.busan.go.kr/bhdevelop02
* 부산광역시청, "청사포", http://www.busan.go.kr/cheongsapo
* 부산 광역시 공식 블로그, "철길 따라 펼쳐진 부산 바다 “절경이네!”", http://blog.busan.go.kr/2849
* 동해남부선(위키피디아), https://ko.wikipedia.org/wiki/%EB%8F%99%ED%95%B4%EB%82%A8%EB%B6%80%EC%84%A0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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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경
  • 소속 : 국제지역학부
  • 이메일 :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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