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해양도시문화탐방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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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노을 사이의 청록 - 대왕암공원
대왕암공원호국룡의 전설부터 현대산업사회의 모습까지, 대왕암공원은 울산의 옛날부터 현재까지를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다. 기나긴 시간동안 울산을 지킨 대왕바위에서 변화된 울산을 보며 해송과 기암의 어울림을 볼 수 있는 곳. 맑은 해송의 향기를 맡으며 보는 자연의 모습과 100년 동안 울산 앞바다 배들의 길라잡이를 한 울기등대를 볼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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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어서 바다의 용이 되어 신라를 지킬 것이니라.”
대왕암 용신을 상징하는 미르조형물
미르를 지나 해송으로 숲을 이룬 산책로로 들어서면 바다냄새와 함께 시원한 해송의 향기가 정신을 맑게 만들어준다. 기차를 타고 오면서 본 울산의 모습은 공업 단지에서 내뿜는 하얀 연기가 자욱한 모습이었다. 발전한 도시는 높은 건물들로 화려해보였지만 오히려 복잡한 모습도 보였다. 이러한 도심에서 자연의 쉼터를 찾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대왕암공원이 그 생각을 날려주었다. 해송의 맑은 향기를 맡으며 걷다보면 어느새 초록빛 해송 산책로 끝이 보인다. 울창한 해송 숲을 빠져나오면 용신이 바위 밑에 잠겼다는 전설의 대왕바위가 있다. 대왕바위는 일출이 유명한 곳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일몰도 아름답다. 푸른 바닷물이 대왕바위에 부딪치면서 만들어진 하얀 파도와 붉은 노을빛은 대왕암의 해송 경관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다.
대왕암에서 본 해송 숲
대왕암에서 본 일몰
대왕암공원의 가장 큰 상징이기도 한 해송과 기암석의 대왕암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대왕암하면 떠오르는 것 바로 해송 숲. 과연 해송 숲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오래전부터 이곳을 지켜왔을 것 같던 해송들은 실제로는 약 100여년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대왕암공원의 또 다른 명물인 울기등대와 관련이 있다. 울기등대는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동해안 최초의 등대이다. 울기등대 구 등탑은 울산비행장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군사적인 목적에 의해 울산에 조성되었다. 일본이 러시아의 동아시아 진출을 막기 위해 울산 바다의 끝인 이곳 울기에 군사기지를 만들면서 울기 등대를 처음 건립하였다. 이때에 해송 숲 또한 함께 조성되었다. 본래 대왕암 공원은 조선시대까지 목장지대로 사용된 곳으로 부지는 넓었지만, 탁 트인 곳으로 군사기지에 적합하지 않았던 곳이다. 그래서 일본은 이곳에 군사기지를 만들면서 해송을 심어 숲을 만든 것이다. 현재 울기등대에 가면 두 개의 등대가 존재하는데, 이중 좀 더 작은 등대가 100년간 대왕암을 지킨 등대이다. 울기등대 구 등탑은 당시 근대건축양식을 잘 알려주는 건축물로 현재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우리에게는 그저 지금 우리 곁에 계속 존재해왔던 것들이 이곳에 살았던 예전의 이들을 이롭게 할 의도가 아닌 민족의 아픈 역사로 시작된 것이 많다. 울기등대 역시도 그러하다. 일본의 제국주의를 위한 건축물이었으나, 지금에 와서는 새로운 역사적 유물로 평가 된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다. 대왕암공원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두 조형물이 모두 아픈 역사로부터 탄생한 것이다. 현재 울기등대 구 등탑은 사용치 않고 그 옆에 새로이 등대를 만들어 사용 중이다. 기존의 울기 등대가 울창한 해송 숲에 가려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옆에 새로이 더 높은 등대를 만든 것이다. 새로이 만든 울기등대는 울산 앞바다에서 화물선들과 여러 선박들에게 길잡이를 해주며, 그 역할을 수행중이다. 대왕바위에서 울기등대 쪽을 바라보면 울창한 해송 숲 뒤로 조선소의 모습이 보인다. 울산의 발전 요소 중 하나인 조선소와 그 곳에서 만든 선박이 떠 있는 대왕암 앞바다의 모습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을 한눈에 담아 본다면 어떠한 모습일까?
하나하나 떼어놓고 볼 것이 아니라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하나의 그림으로 본 울산의 모습은 종전의 모습과는 달랐다. 아름다운 바다, 기암과 어우러진 해송 숲 옆으로 산업의 현장이 어우러진 모습. 이 모습이 현재 울산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왕암에서 본 해송 숲과 조선소
오랜 세월 동안 같은 자리에 있으며 변화하는 도시를 모습을 보아온 대왕바위. 그리고 도시를 발전시키며 살아온 많은 사람들. 맑은 해송의 향기와 탁 트인 바다가 바쁘게 살아온 사람들의 복잡한 마음을 날려주기 때문은 아닐까? 대왕바위의 용신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평온한 마음을 주는 것이 아닐까? 울산사람부터 다른 지역의 사람들까지 울산에 오면 대왕암바위를 찾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일몰을 보며 용신에게 소원을 빌어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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