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해양도시문화탐방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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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에서 인문학이 서린 해풍을 맞다
해운대 해수욕장, 동백섬해운대에 살면서도 해운대 바닷가가 이렇게나 많은 인문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줄은 몰랐었다. 글을 쓰기 위해 찾아보면서 우리 고장인데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이라도 이렇게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원한 해수욕만을 하는 곳이 아니라 보물 같은 이야기들이 살아 숨 쉬는 해운대가 더욱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앞으로도 해운대를 찾는 사람들이 해운대에 얽힌 많은 사연들과 선조들이 느낀 깊은 정서를 맛볼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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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에 대한 사전조사
해운 최치원의 호를 따서 지은 해운대. 그 속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인문학의 여러 갈래 중에서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구비문학과 기록문학에 쓰인 해운대의 이야기를 중점으로 살펴보았다. 손인호의 노래 해운대 엘레지와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가사를 보면 당시 사람들이 느낀 해운대의 정서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대한팔경의 노래 가사, 춘원 이광수의 시구절, 경상도 관찰사 김지남의 시구절에서 해운대 저녁달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노래하였는지 찾을 수 있다. 동백섬의 유래에도 전설이 숨어있다. 어부인 남편을 기다리다 죽은 아내가 죽고 피어난 꽃이 섬을 뒤덮어 동백섬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동백섬의 바위에 있는 인어상에도 숨은 이야기가 있다. 해운대에 ‘무궁’이라는 나라가 있었는데, 그곳으로 시집을 온 ‘나란다’국의 인어 ‘황옥공주’가 고국을 그리워하다가 인어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해운대에 담긴 많은 이야기와 정서를 조사해 보았다.
해운대, 유구한 역사 위에 오롯이 서다 -문학 속에 나타난 해운대 바다-
최치원의 호를 따서 지었다는 해운대. 마린시티의 야경과 찬란한 빛을 내뿜는 점포들은 관광지로서의 해운대의 화려함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과연 이런 불빛과 쿵쿵 울리는 음악소리만이 해운대의 모습일까? 약간은 다른 시선으로 해운대를 차근차근 알아가 보자.
해운대를 노래하다.
가야산으로 가던 최치원의 발걸음을 멎게 한 해운대의 절경은 무수한 세월동안 많은 사람들의 시와 가사에 등장한다. 먼저 해수욕장의 녹지화단에 보면 해운대 엘레지 노래비를 찾을 수 있다. 지난 2000년 해운대주민을 대상으로 해운대를 가장 잘 나타낸 노래로 뽑힌 손인호의 노래인데, 해운대에서 느낀 이별의 정한을 절절히 풀어낸 가사가 인상적이다. 조금 더 가서 호안도로에 보면 돌아와요 부산항에 기념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이 노래에는 일제강점기에 부관연락선에 강제로 올라야 했던 한인 징용자들의 한이 녹아 있다. 한 맺힌 이별과 만남의 절규 때문에 해운대의 물빛이 그렇게도 짙을까.
돌아와요부산항에 : 노래비
해운대엘레지 : 노래비
수평선 위의 저녁달
1930년대 빼어난 경승지로 채택된 상위 8곳을 가리키는 대한팔경 중에 있을 정도로 해운대의 저녁달은 예부터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노래로 만들어지기까지 한 대한팔경의 가사에는 ‘해운대 저녁달은 볼수록 유정하다.’라는 구절이 있으며 춘원 이광수의 「해운대에서」시는 ‘창파엔 명월이요, 청산엔 청풍이라. 청풍 명월이 고루에 가득하니….’라는 구절이 있다. 더욱 시간을 돌려보면 경상도 관찰사를 지낸 김지남의 동백정(冬栢亭) 시에서는 ‘조각달 맞이하여 벗 셋을 채워놓고 고운을 불러내어 한잔 술을 권하리라.’라고 읊고 있다.1) 많은 문인들의 작품에 나타난 곱디고운 해운대 저녁달. 바다 위에 떠 있는 달을 보고 있으면 그 시절의 흥취가 흘러나오는 듯 유려한 빛이 은은하다.
동백섬과 인어
해운대 해수욕장을 끝까지 걸어가다 보면 웨스틴 호텔 뒤편에 동백섬이 보이는데, 바다 쪽으로 더 가다보면 외로운 인어상이 바위위에 앉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인어상에는 옛날 해운대에 있었다는 ‘무궁’이라는 나라의 왕자에 시집을 온 ‘나란다’국의 인어 ‘황옥공주’가 고국을 그리워하다 인어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서려있다. 오늘날까지도 동백섬 앞바다에는 ‘인어’가 있다는 절절한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동백섬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 더 있다. 옛날 동백섬이 진짜 섬이었을 때, 어부인 남편을 기다리다 죽은 아내의 무덤에서 동백꽃이 피어났고 그게 숲을 이루게 되어 동백섬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 사연을 토대로 가수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에는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소.’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저 아름답다고만 생각했던 동백꽃의 붉은 꽃잎이 마음속에 더욱 애절하게 피어난다.
동백섬 인어상
달맞이에서 본 해운대의 모습
해운대를 노래하면 시가 되었고 그 안의 일들은 이야기가 되었다. 뛰어난 절경과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꽃피우는 인문학의 향연이 사랑스러운 곳이다. 해마다 국내외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해운대를 찾는다. 피서지만의 멋진 낭만과 함께 해운대가 품고 있는 소중한 기억들도 즐긴다면 더욱 풍성한 해운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수많은 문학기록과 유구한 역사 속에서 해운대는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그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해운대 일몰
해운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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