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해양도시문화탐방
거리와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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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곳곳에 스며있는 바다 향기, 고소동 벽화마을
고소 1004 벽화마을고소동 벽화마을은 여수에서 가장 오래된 자연부락으로, 높은 언덕에 자리하여 내려다 보면 여수시내와 돌산대교 등, 여수의 볼거리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여러 카페들이 점차 들어서고 있어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핫 플레이스로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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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곳곳에 스며든 바다 향기 – 여수를 이야기하는 고소 1004 벽화골목
고소 1004 벽화마을에서 내려다본 전경. 벽화마을 어디에서라도 돌산대교, 여수에서 가장 유명한 케이블카가 한눈에 보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날씨 조금은 흐렸지만, 바다마을 특유의 촉촉함을 느낄 수 있었다.
2012 여수 엑스포 이후 시와 주민들이 힘을 합쳐 담벼락에 벽화를 채우고 지리적 이점을 살려 관광명소로 만들었다. 진남관부터 고소동 벽화마을을 지나 여수해양공원까지 이르는 거리가 1004m라서 천사벽화골목이라 불리고, 골목은 사전 조사 때 7구간으로 알고 갔었는데, 직접 가서 안내판을 보니 총 9구간으로 구성되어있었으며, 동심의 세계, 허영만화백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곳과 동물판타지, 여수 엑스포의 주제인 ‘해양’이야기를 비롯해 여수지역 역사와 문화, 풍경, 그리고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벽화에 담았다. 마을 안에 충무공 대첩비각, 좌수영대첩비, 타루비 등등 역사적인 유물들이 있으며, 거리의 끝에 위치한 여수해양공원은 밤이 특히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고소1004벽화마을 입구 표지판
이순신 장군의 벽화
도착한 날의 날씨는 새벽부터 비가 온 터라 약간은 꿉꿉했다. 1004 벽화마을에 도착하고 바로 보인 모습은 고소대였다. 도착하기 전 인터넷에서 조사해보니 길이 복잡하고 언덕에 위치했던 지라 생각보다 고생했다는 말들이 많았지만, 막상 고소대쪽으로 도착해서 계단만 몇 개 오르니 바로 벽화마을 위쪽으로 도착할 수 있어서 생각보다 수월했다. 같이 여행을 갔던 친구는 자산공원에서 출발했는데, 그쪽에서 오는 길은 생각보다 가팔라 땀을 흘렸다고 한다. 구석구석 살펴보며 벽화를 배경으로 재밌는 사진도 몇 장 찍어보고 여수의 이야기를 담은 벽화 이외의 재밌는 그림들도 많아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었다.
아무래도 부산의 감천문화마을과 비교를 안할 수가 없는데, 감천문화마을보다는 아직 발전이 덜 된 느낌이 있었지만, 오히려 그 면이 더 순박하고 귀엽게 느껴지기도 했다. 곳곳에 옛날냄새가 물씬 나는 곳들도 많이 남아있었으며, 최근에 짓기 시작한 루프탑 카페들도 이제야 들어서고 있는 모양이여서, 더 투박한 느낌이 그 나름의 멋이었다.
벽화마을을 둘러보던 중에 잠시 쉴 겸해서 루프탑 카페에 들어갔는데, 좀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돌산대교, 여수앞바다, 케이블카들을 보면 왠지 모를 감성들이 꿈틀거리는 듯 했다. 친구와 같이 한동안 아무 말 없이, 투박하게 꾸며진 바깥 경치를 바라보면서 바쁘게 살아가느라 그저 지나치기만 했던 다양한 감정들과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들을 가졌다.
루프탑 카페에서 내려다본 경치 1
루프탑 카페에서 내려다본 경치 2
우리가 내려온 길은 9구간으로 귀여운 벽화들을 따라 계단을 내려오니 이순신 광장문이 있었고, 그 뒤를 돌아보니 계단이 통째로 하나의 그림이 된 것이 인상 깊었다. 이순신광장문을 통해 들어왔다면 그림들을 보며 계단을 올라갔겠지만, 내려오고 난 뒤 돌아봤을 때 보인 그림은 발걸음을 쉽게 돌리지 못하게 하였다. 1~9구간까지는 시간이 부족해 다 돌아보지 못했지만, 만약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와서 나머지 구간들도 다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고소동벽화마을 9구간 시작 안내
계단이 통째로 하나의 그림 된다.
9구간을 끝으로 벽화마을을 벗어나니 우리를 맞이한 곳은 중앙선어시장이었는데, 내려오자마자 진한 바다냄새가 우리 코끝을 강렬하게 찔렀다. 사실 나는 부산에 살면서도 자갈치시장은 가보지 못했고, 어시장이나 도매시장을 구경해본 적이 없는데, 우연치 않게 여행에 계획되지 않은 어시장을 구경하게 되었다. 가게에 들어서니 강한 바다냄새와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소리들, 여러 수산물들이 얼음에 파묻혀 살아 움직이는 모습에서 엄청난 생동감과 활기를 느낄 수 있었으며, 다큐멘터리에서만 보던 길거리 수산물 경매 같은 것도 보았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게 외계어같은 말을 뱉으시면서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이 되게 신기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다 낫을 하나씩 들고 낫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모습들이, 살짝 살벌하면서도 정말로 전통어시장 같아 흥미로웠다. 나중에 숙소에 와서 조사해보니 어시장은 새벽이 되어야 진정한 활기를 띈다고 하니, 우리가 느낀 것은 새 발의 피에 불과했나보다.
아직은 시간이 느리게 가는 곳이라는 느낌을 벽화마을과 어시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 아메리카노보다는 믹스커피가 더 잘 어울리는 듯 하달까? 그 곳에서 나도 모르게 폰은 가방에 넣고 눈으로, 코로 최대한 그것들을 느끼고 싶었다. 하지만 사진은 찍어야했기에 계속해서 들고 다녔지만. 벽화마을을 구경하던 도중 만난 여러 관광객들과 아직 이곳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왠지 모를 괴리감 같은 것들도 느꼈다. 여행 중 어떤 할머니가 물건을 들어달라는 부탁에 흔쾌히 응하거나, 어떤 아주머니께서 내일 불꽃축제가 있어서 매우 재밌을 것이라며 건네는 한마디들이 나는 너무나 정겹게 느껴졌다. 그때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항상 느꼈던 타인과의 벽들이 여기선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그래도 사람들이 서로의 눈치만 보거나 조심스러운 무관심으로 타인을 대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서로 이야기하고 무례해도 부탁하고 들어주는 그러한 세상이 약간은 더 인간사는 세상 같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고, 이곳에서 그것을 약간이나마 느꼈던 것 같다.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발전하고 더욱 가속이 붙는다고 해도, 사람이나 그 감성만큼은 그것보단 조금은 더 더디게 변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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