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향하는 문학의 배, 채만식문학관
채만식 문학관은 당장이라도 바다로 나갈듯한 배의 형상을 띄고 있다.
군산여행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것들은 일본식 가옥, 근대문화거리, 근대역사박물관, 이성당 등이 있다. 이러한 핵심 여행 장소는 도심에 위치하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방문한다. 근대의 모습을 오롯이 간직한 도심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멋진 풍경이다. 하지만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는 근대의 아름다움을 가진 군산에 사람들이 잘 모르는, 그 아름다움의 근원인 인문학이 있다면 믿겠는가?
거리 곳곳에 숨겨진 인문학을 많은 사람들은 봤을 것이다. 그 거리 혹은 장소 등 곳곳의 안내판에는 탁류, 채만식 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주요 관광지 거리의 테마는 채만식의 소설 탁류에서 가져왔다. 이렇게 소설가 채만식은 군산의 아름다움에 근간이 된다. 군산 여행의 근간이 된 소설가 채만식, 그가 가진 매력이 숨 쉬고 있는 문학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금강하구를 따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채만식 문학관이 자신의 존재를 강렬하게 뽐내고 있다. 문학관의 외관은 배의 모습을 하고 있다. 마치 금강을 따라 황해로 나가고자 하는 모습이다. 문학관의 외관은 일제강점기에 있었던 수탈의 도구인 배를 상징한 것은 아니다. 배는 수탈보다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해가는 도구다. 채만식의 소설 탁류는 주인공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지만 다른 인물을 통해 희망적인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문학관의 배 또한 희망적인 문학의 배로써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문학관의 내부에 들어서면 매력적이고 낡은 원고지의 냄새가 사람들을 반긴다. 채만식의 생애와 그의 문학사적인 의의 등을 통해 채만식이라는 사람을 마주하게 된다. 낡은 종이 냄새를 쫓아 문학관 깊숙이 들어가면 채만식이 집필한 원고지가 있다. 원고지에 쓴 글들을 통해 그의 고뇌를 엿보며 간접적으로나마 그의 고민을 느낄 수 있다.
문학관 내부로 들어가면 낡은 종이 냄새가 많이 난다. 채만식의 육필원고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의 고민의 큰 부분을 차지한 것은 바로 문학에서의 대일협력관련 글이다. 일제강점기 때 친일한 작가들은 무수히 많다. 하지만 그들과 달리 채만식은 자신의 친일에 대한 행동을 부끄러워하면 후회한다. 그리고 그는 작품으로 자신의 친일행위 대해 사죄를 한 유일한 작가이다. 그는 평생을 이러한 고통 속에 살았다.
한번 살에 묻은 대일 협력의 불결한 진흙은 나의 두 다리에 신겨진 불멸의 고무장화였다.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영원한 죄의 표시였다. - 그의 소설 『민족의 죄인』 중에서
채만식문학관에서는 금강하굿둑이 보인다. 해질 무렵에서 바라보는 하굿둑의 모습은 마치 채만식을 위로하는 느낌마저 든다.
그의 아픔을 뒤로 하고 문학관의 2층으로 올라 테라스로 나가면 그를 위로해줄만한 아름다운 풍경이 있다. 그곳에선 군산의 시작인 금강하굿둑과 함께 서해로 지고 있는 낙조를 볼 수 있다. 매일매일 서해바다로 지는 낙조는 문학관의 풍경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다. 마치 그의 아픔을 살포시 위로하고 있다. 테라스에서 바라본 금강과 금강을 아름답게 비추는 저녁노을은 오직 문학관에서만 볼 수 있는 진귀한 경험이다.
채만식 문학관은 낡은 원고지와 잉크의 향이 그가 겪었을 아픔을 상기시키며 문학관을 둘러싼 주변은 아픔을 위로한다. 그의 문학적인 정신을 알고 군산의 모습을 마주하면 단순한 여행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아름다운 근대의 모습에 가려졌을 인문학을 한번쯤 상기해보는 게 어떨까. 인문학의 향기는 근대의 향기가 가득한 군산을 더욱 진하게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