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해양도시문화탐방
거리와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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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고증이 살아숨쉬는 보수동 책방골목 그리고 용두산 공원
보수동책방골목, 용두산공원, 부산타워전국에서 유일한 헌책방 골목으로 잘 알려진 ‘보수동책방골목’에서 올해도 문화 행사가 열렸다. 골목 입구부터 각 책방마다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곳곳에서 버스킹, 강연, 바자회, 체험 부스, 북카페 등등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들르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한발 짝 나와서 국제시장을 지나 광복로를 걷다보면 높이 부산 타워 전망대가 보인다. 그 길로 용두산 공원에 올라 산책을 즐기고 탁 트인 전경을 내려다보며 느리게 흘러가는 부산을 온몸으로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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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동 책방골목
“부산의 다이 애건 앨리 같다!” 엄마 손을 잡고 처음으로 헌책방 골목을 들어섰을 때 번뜩 들었던 감상이었습니다. ‘다이 애건 앨리’는 유명한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에 나오는 지팡이, 책등을 파는 가게들이 모여 있는 마법 세계의 번화가입니다. 따닥따닥 붙어있는 서점들과 차곡차곡 쌓아올린 책 더미들을 보노라면 마치 새로운 지팡이를 사러온 마법학교 신입생처럼 두근거렸습니다. 집으로 돌아갈 즈음엔 산 책을 얼른 읽어보고 싶어 발을 동동 굴렸습니다. 보수동 근처에 10년 넘게 살던 저에게 보수동 책방골목은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마법을 가져다주는 친숙한 장소입니다. 이렇게 누군가의 추억의 장소로 회상되는 보수동책방골목은 6.25 전쟁이후 피난민들의 노점 헌책방에서 출발했습니다. 하나둘씩 노점이 늘어남에 따라 책을 사고 팔고 교환하는 학생들과 지식인들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약 70여개의 책방이 들어섰던 1960~1970년대 전성기를 지나 현재까지도 책방 골목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헌책방 골목이라 하여 단순히 책을 취급하고 사고 파는 행위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2005년부터 ‘책을 살리자’라는 취지로 시민들과 책방 주인들이 다함께 참여하는 문화 행사가 매년 열립니다. 2017년 올해에도 “이야기 축제”라는 부제목으로 10월 20일부터 22까지 14회차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책을 주제로 한 행사는 많이들 접할 수 있어도, 다수가 책방에서 책을 이야기할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사에 참여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겨서 저는 주저하지 않고 구덕운동장 방향으로 40번 버스에 올라 보수동 책방 골목역까지 단숨에 달려갔습니다. ‘보수동 책방 골목역’의 왼쪽 방향으로는 보수동책방골목문화관이, 오른쪽 방향으로는 책방공감, 보수서점이 위치합니다. 시작점부터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어 버스 정거장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보수서점 근처에 오니 축제를 알리는 커다란 플랜카드와 형형색색의 만국기가 반겨주었습니다. 책방 골목의 시작을 알리는 보수서점과 단골서점의 근처에서 무료로 솜사탕을 만들어주는 버스킹이 보였습니다. 먹고 싶은 욕구를 참고 책더미가 줄지어진 골목으로 향했습니다.
보수동 책방골목
보수동 책방골목
보수동 책방골목
즐비하게 늘어선 책방들은 내부부터 문턱까지 책들이 빼곡히 쌓여있습니다. 최근에는 새 책에 대한 수요도 증가해 새 책방도 드문드문 생겨나고 있습니다. 축제 기간 동안 책을 사고 영수증을 받아오면 선물을 준다는 획기적인 이벤트는 저절로 우리의 지갑을 열게 합니다. 책방 간판을 유심히 보면 책방이름과 취급하는 책 분야가 상세히 적혀있습니다. 책방마다 취급하는 책의 분야가 다르고, 권수가 상당한 덕분에 필요한 책을 조금 더 쉽게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습니다. 골목 내 에서 제일 규모가 크고, 가장 오래 자리를 지켜온 ‘대우 서점’과 책방골목 대표 북카페인 ‘우리글방’에도 들렀지만 그들의 사정으로 인해 카메라에 담지는 못했습니다. 혹여나 영업에 방해가 될까봐 다른 책방들도 마찬가지로 가까이서 찍을 수 없었습니다. 대신에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의 북카페와 다소 현대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서점을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산복도로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친근한 동화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야기가 있는 벽화에 눈길을 주며 오르다보면 산복도로로 이어지는 통로에 또 다른 아기자기한 벽화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보수동 책방골목
보수동 책방골목
보수동 책방골목
보수동 책방골목의 버스킹존
다시 책방 골목으로 내려가면 버스킹존(busking zone)에서 사람들의 손뼉에 맞춰 경쾌한 멜로디가 들려옵니다. 계단 입구에서 첼로와 바이올린이 합주를 들려주고, 안내 팻말 옆에서 박진감 넘치는 뮤지컬이 전개되고, 대우 서점 옆에서는 생생한 동화구연이 펼쳐집니다. 남녀노소 모두가 가던 길을 멈추고 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책방골목 버스킹공연
책방골목 버스킹공연
책방골목 버스킹공연
보수동 책방골목의 고서 전시회와 중구청 평생학습축제
앞서 언급한 고서 전시회는 총 세 개로, 두 개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는 1970년대 정부 홍보소책자전을 진열해놓았고, 다른 하나는 삼국열전, 춘향전 등의 고전 문학의 근대 판본을 전시해놓았습니다. 규모는 작았지만 요즘 시대에 볼 수 없는 책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점에 의의가 있었습니다.
보수동 사거리 방향 골목입구에서는 중구청 평생학습축제의 체험프로그램과 바자회가 활발히 열리는 중이었습니다. 어린이들이 직접 바자회 물품으로 헌 책이나 자신이 사용했던 물건을 내놓을 뿐만 아니라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특기와 실력을 발휘해 출품작을 선보였습니다. 참관객들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도 마련하여, 참관객들이 소정의 재료비만 지불하면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부채값 5000원을 주고 새하얀 종이에 수채화 그림을 그려 꾸몄습니다.
고서전시회
고서전시회
중구청 평생학습축제
보수동책방골목문화관
동아서점 건너편에 위치한 ‘보수동책방골목문화관’도 한번쯤 꼭 들러야할 장소입니다. 여기서는 낭독회, 도서 전시회, 영화 관람등의 각종 문화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글쓰기, 북 아트, 음악 등의 폭넓은 장르에 관한 강의도 열고 있습니다. 층별로 전시관, 북카페, 어린이도서관, 하늘정원까지 성격이 다르지만 오롯이 책을 위한 복합건물입니다. 6층의 조용한 북 카페 부터 재빠르게 둘러보고 3층 전시실에서 열리는 예술제본전 “아름다운 예술제본의 세계”를 둘러보았습니다. 독특한 제본 스타일은 눈을 휘둥그레 만들었습니다. 계단 복도 벽에 붙여진 그림책전시는 창의적이고 소박한 이야기를 전달해주어 잠재되어있던 동심을 끌어내주었습니다.
보수동책방골목문화관
보수동책방골목문화관
보수동책방골목 팜플렛
팜플렛을 펼쳐서 가고 싶은 서점을 찾아가 들러보고, 소모임이나 강연을 통해 책으로 하나된 소통을 나누며 공감할 수 있는 축제가 몇이나 될까요?. 유명한 작가의 작품의 제목이 새겨져 있는 타일과 한글 자음으로 조합된 하수구의 문양까지 섬세한 디자인은 책방 골목의 소소한 묘미입니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벽화든 길바닥이든, 사람들의 손길이 닿는 곳이라면 책을 사랑하는 정서가 묻어나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체험으로 제작한 부채
책방골목의 공공디자인
책방골목의 공공디자인
용두산 공원으로
출발점으로 나와서 건너편 국제시장으로 내려가면 바삐 움직이는 상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습니다. 시끌벅적한 상권을 지나 광복로 패션의 거리 길목에서 용두산 공원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를 찾을 수 있습니다. 보수로에서 대청로로 직진하여 용두산 공원까지 가는 지름길도 있으나, 국제 시장의 복작복작한 분위기를 조금 더 느끼고 싶어 몇 걸음 더 돌아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두 번째로 간 용두산 공원은 부산광역시 중구 가운데에 용두산에 조성된 공원으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산이 생긴 모양이 용과 흡사해 침범해오는 왜구들을 삼켜 버릴 기상과도 같아 ‘용두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올라갈 때만 이용할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면 ‘기쁨의 집’과 최근에 조성된 인공 폭포 계단이 먼저 보입니다. 낙엽이 소복히 쌓인 계단을 한차례 또 오르면 계절마다 다른 꽃으로 장식되어 인기가 좋은 대형 꽃시계로 사람들이 몰려 있습니다. 사진 찍기 좋은 스팟(spot)으로 유명한 곳이라 확실히 눈에 띕니다. 한가운데로 시선을 돌리면 늠름한 이순신 장군 동상이 보입니다. 광활한 하늘과 높디 높은 부산 타워의 높이가 동상의 기세와 맞물려 알 수 없는 위압감마저 느껴집니다. 맨 오른쪽에는 시민의 종이 있습니다. 매년 3ㆍ1절, 광복절과 매년 1월 1일 0시에 부산의 유명 인사와 시민들이 모여서 제야에 타종식을 행합니다. 공원이 무척 넓고 앉아서 쉴 수 있는 크고 긴 계단이 많 사람이 다소 적은 낮에는 한가하게 여유를 즐길 수 있습니다.
용두산공원 꽃시계
용두산공원
용두산공원 전경
부산타워
보수동 책방골목과 용두산 공원은 언뜻 들으면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이지만 사실상 피난민의 생활고가 존재했던 역사적 고증을 담고 있습니다. 6.25 전쟁이후 부산으로 피난을 온 난민들은 주로 국제시장 일대에 정착해 어려운 삶을 살아왔습니다. 천막교실 아래에서 수업을 받으며 책방골목을 통학로로 오가던 학생들의 학구열은 헌 책으로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용두산 공원에서 피난민들이 형성한 판자촌은 화재로 소실되기도 하였습니다. 현대의 우리는 이 두 곳을 문화 발전과 관광 산업을 활성화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우리는 당시 힘겨운 상황에서도 치열하게 살아왔던 과거를 반드시 잊지 않아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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