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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와 물고기를 통해 본 이중섭 - 이중섭미술관

이중섭미술관
  • 탐방일시 :2018.01.04
  • 조회수 :892
  • 좋아요 :0
  •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이중섭로 27-3
  • 키워드
    제주, 이중섭, 미술관, 그림, 기념관

화가 이중섭의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흰 소>이다. 여전히 강렬한 선으로 소의 강인함을 보여주면서도 소의 웃고 있는 것 같은 온화한 표정을 클로즈업해 담아낸 <황소>도 유명하다. 소 하면 이중섭, 이중섭 하면 소를 떠올릴 정도로 이중섭은 많은 소를 그려냈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이중섭은 아이들과 게, 물고기를 소재로 한 그림도 많이 그려냈다. 특히 제주도와 관련된 그림에는 이 소재들이 많이 사용되었다. 이는 그의 서귀포시에서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가난 때문에 평생 한 곳에 오래도록 머물지 못한 그의 자취가 제주 서귀포시에도 묻어 있었다. 이곳, 이중섭미술관에서 그가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와 그가 바라본 서귀포시를 작품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이중섭미술관 대표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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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의 황소

이중섭의 황소

금방이라도 콧김을 내뿜으며 달려나갈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소. 그 강인함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라도 하듯 거칠고 두꺼운 흰 선이 소의 근육과 외곽을 그려낸다. 화가 이중섭의 작품 중 가장 잘 알려진 “흰 소”이다. 여전히 강렬한 선으로 소의 강인함을 보여주면서도 소의 웃고 있는 것 같은 온화한 표정을 클로즈업해 담아낸 “황소”도 유명하다. 소 하면 이중섭, 이중섭 하면 소를 떠올릴 정도로 이중섭은 많은 소를 그려냈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이중섭은 아이들과 게, 물고기를 소재로 한 그림도 많이 그려냈다. 특히 제주도와 관련된 그림에는 이 소재들이 많이 사용되었다. 이는 그의 서귀포시에서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 당시 제주도는 오늘날과 같은 휴양도시가 아니었다. 전란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피난 도시였다. 이중섭도 그러한 이유로 제주도를 찾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전쟁을 피해 가족을 데리고 부산으로 내려온 그였지만 그곳에서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부양할 가족에 비해 배급품은 턱없이 부족하고 수용소는 사람들로 넘쳐난 탓에 편히 누울 곳조차 없었다. 그러던 중, 정부에서는 부산 피난민 몇몇을 제주도 서귀포시로 보낼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고 이중섭은 이 피난민 대열에 자기도 합류해야겠단 결심을 하게 된다. 적어도 그곳에선 자신의 아이들과 아내가 다리 펴고 누울 수 있는 공간은 주어지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귀포시로 가기까지의 여정과 서귀포시에서의 생활도 만만찮았다. 배급과 이웃의 원조로도 그의 두 아이가 배부르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중섭은 두 아이의 배를 채워주기 위해 두 아이와 함께 서귀포 앞바다에 나가 게와 물고기를 잡아주곤 했다. 그리고 그는 훗날 이러한 날들을 회상하며 서귀포에서의 삶을 화폭에 담아냈다. 이것이 바로 그의 작품에 아이들, 게, 물고기가 자주 나오는 이유인 것이다.

타인의 눈에는 이러한 이중섭의 서귀포에서의 삶이 매우 고단하고 힘들어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중섭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서 서귀포에서의 삶은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삶이다. 아이들과 함께 게와 물고기를 잡으며 놀 수 있었던 마지막 장소인 것이었다. 그래서 서귀포와 관련된 그의 작품은 모두 밝다. 이중섭미술관에 소장된 은지화 “게와 가족”에서 이러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살기 위해 게와 물고기를 잡아야 하는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에 나와 있는 가족들의 얼굴은 모두 미소로 가득하다. 삶의 무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행복해 보이는 가족의 모습은 이중섭에게 있어서 가족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컸는지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이중섭미술관의 은지화 “게와 가족”

이중섭미술관의 은지화 “게와 가족”

이중섭 미술관 앞에서

이중섭 미술관 앞에서

한편, 이중섭미술관의 “파도와 물고기”라는 작품을 보며 이중섭의 소망을 들여다 본 느낌이 들었다. 이 그림에는 넘실거리는 파도에 몸을 맡기고 있는 물고기 두 마리가 나온다. 이 물고기들은 아무런 근심 걱정 없는 표정으로 바다가 이끌어 주는 대로 따라가는 듯이 보인다. 이중섭이 어떠한 의도로 이 그림을 그렸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에겐 이중섭이 자신의 소원을 이 물고기에 투영시킨 것처럼 비추어졌다. 마치 ‘아무런 생각 없이 파도에만 몸을 맡기다 보면 바다가 저 먼 일본까지 보내주진 않을까? 자신이 그리도 좋아하는 아내와 두 아들이 있는 그 땅으로 보내주진 않을까?’ 라는 말이 들려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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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허나영, 『이중섭, 떠돌이 소의 꿈』, 2016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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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인주
  • 소속 : 일본학과
  • 이메일 : 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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