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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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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은 어쩌다가 똥이 되어버렸는가

대변항, 대변초등학교
  • 탐방일시 :2017.10.08
  • 조회수 :1114
  • 좋아요 :0
  • 위치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대변리
  • 키워드
    대변항, 대변초등학교, 용암초등학교, 대변, 기장군

최근 이슈가 된,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용암초등학교’로 내년(2018년)부터 이름이 바뀌게 되는 대변초등학교와 그 주변 대변항을 살펴보며 왜 이 곳에 ‘대변’이란 이름이 붙었는지를 알아보는 활동

대변항 표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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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 기장군 내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 나온 나를 포함해, 수많은 기장에서 학교를 나온 사람들은 솔직히 말하자. 진정 한번이라도 그 곳에 ‘똥’이란 이야기를 한 적 없을까?

올해 들어 기장의 한 지역은 신기하게(?) 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바로 올해 뽑힌 학생 부회장이 ‘우리도 멋진 학교이름을 가지고 싶어요’라면서 ‘대변초등학교’인 학교 이름을 바꾸고자 한 일이다. 수많은 이 학교 선배들 및 주민들의 동의를 거쳐, 내년인 2018년부터는 이 학교의 이름은 ‘용암초등학교’가 된다.
그런데 왜 이 학교의 이름은 하필이면 ‘대변’이 된 것이고, 왜 바뀌는 학교의 이름은 ‘용암’이 되는걸까? 이런 질문을 누구든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대변에 갔다.

사실 그 학교 이야기 이전에, 대변에는 기장 멸치, 그리고 기장 멸치축제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래서 대변항의 한 가운데에는 이렇게 멸치를 표현하는 동상과 광장이 있을 정도로 ‘멸치’로 유명했고, 지명은 상대적으로 별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지나갔다.
멸치동상

멸치동상

‘대변’이라는 그 거시기한 이름은 어쩌다가 지어진걸까?

‘대변(大邊) 마을은 조선 시대에 대변포(大邊浦)라 부르던 곳이다. 이곳에 대동고(大同庫)가 있어 대동고변포(大同庫邊浦)로 부르다가 줄여서 ‘대변’이라고 부른 것이다.‘
생각보다 간단한 어원이다. 대동고는 조선시대에 있던 국가 재정의 확보를 위해 있던 기구니 말이다. 그러면 새 학교의 이름인 ’용암‘은 어디서 온 걸까?
‘그러나 조선 전기까지는 동명으로 존재하지 않고 기장현 읍내면 무지포로 불렸다. 1895년(고종 32) 기장군 읍내면 용암동(龍岩洞)으로 명칭이 확인되며, 1914년 무양동(武陽洞)과 합쳐 동래군 기장면 대변리(大邊里)의 대변 마을이 되었다.’

구한말 정도에 지어진 용암이라는 이름이었다. 한편 앞서 설명했던 ‘대동고’를 일제 강점기에 있었던 창고로 알고있는 사람들 또한 많은데, 그것은 일제 강점기 이 곳의 역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금도 기장군 내 거의 유일한 국가 어항인 대변항은 당시에도 중요한 곳이었다. 주재소가 있었고, 기장에서 최초로 서양식 의원이 들어왔으며, 일본인을 위한 소학교가 이 곳에 있었을 정도이니 말이다.
한편 일본과의 교류 역사 못지않게, 이곳 대변에는 외세에 저항하려 했던 역사도 있다. 다시 시선을 대변초등학교로 돌려본다면, 이 학교 정문 옆에는 다른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척화비이다.

척화비, 그것만큼이나 이 대변과 일본의 관계를 설명하는 것이 있을까? 대변지역은 이렇게 기장의 다른 지역과 달리 외세와의 접촉 흔적이 있었고, 또 그걸 막기 위한 척화비가 있었던 지역으로, 그 특이함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척화비

척화비

학교명 바꾸기 운동

학교명 바꾸기 운동

다시 대변초등학교의 주위를 걷다보면, 최근에 일어난 ‘학교명 바꾸기 운동’의 흔적들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실제로 내가 이 학교를 돌며 사진을 찍을 때, 이 운동에 호기심을 가졌던 여러 외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멸치 축제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멸치가 유명한 곳’이라는 이미지를 넘어선 ‘대변’ 그 자체를 전국에 알린 사건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 학생의 용기 있는, 그리고 대담한 결정은 이렇게 ‘대변’이라는 지역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으며, 더 크게는 그 어원, 그리고 그 곳의 유적들을 통해 대변의 역사, 그리고 기장의 역사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되는 일이었다라고 할 수 있겠다.
기장의 모든 사람들이 초등학교 때 한번쯤은 킥킥거렸던 ‘대변초등학교’, 이제 우리의 후손들에게는 ‘용암초등학교’로 불리면서 어떤 일화를 만들어 낼지, 그리고 그런 움직임이 이 대변과 기장군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이제 지켜볼 일만이 남았다.
구운 오징어를 씹으며 기장읍내로 들어가는 버스 안에서, 나는 ‘어서오이소 대변입니다. 특산품 멸치 오징어 다시마 미역’이라는 그 글귀를 이전처럼 심드렁하게 지나갈 순 없었고, 십여 년 전 느꼈던 그 킥킥거림을 다시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서오이소, 대변입니다.

어서오이소, 대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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