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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로 돌아 들어와 현대로 돌아 나가는 곳- 공업탑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공업탑
  • 탐방일시 :2018.08.06
  • 조회수 :992
  • 좋아요 :0
  • 위치
    울산 남구 신정동
  • 키워드
    공업탑, 산업화, 근대 한국, 현대 한국, 건축물

공업도시 울산의 상징인 공업탑, 그리고 공업탑 주변의 돌고 도는 차들 사이에서 공업탑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대한민국의 공업성장의 상징이었던 공업탑의 철거 논의 속에서 산업화 중심 근대에서 벗어나 4차 산업의 현대로 향하는 대한민국의 현 주소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공업탑 대표사진

상세내용보기

나는 이번 문화지도 프로젝트 참가 이전 공업탑이 어디있는 곳인지도 사실 몰랐다.
공업탑 이라는 그 이름을 내가 처음 접한 것은 노래였다.

"돌고 돌고 돌고 돌아 다시 여기로 돌아오라고 했지
여전하네, 하고 난 웃었지만
참 많이 많이 달라진 우리" (후략)1)

브로콜리 너마저라는 밴드가 내가 새내기였던 2016년 낸 [공업탑]이라는 이름의 싱글앨범을 들으며, 나는 그들이 남긴 발매 인터뷰에서 공업탑이 울산에 있는 회전교차로 (로타리)의 이름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나는 이 문화지도 만들기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울산에 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고, 울산에서 어디를 가봐야 할까? (혹은 알려야 할까?) 라는 그 생각에 쌓여 있을 때, 2년 전의 그 공업탑이 지나갔고, 당장 그 곳에 가야만 할 것 같았다. 그렇게 공업탑에 대해 조사를 하게 되었다.

공업탑의 정식 명칭은 [울산공업센터 건립 기념탑]이다. 1962년 당시 울산군이 특정공업지구로 지명되고, 이에 따라 울산공업센터가 세워지면서 울산의 발전을 기원하기 위하기 위해 1967년 건립된 탑이다. 설계와 건축은 부산 서면에 '부산탑'이라 불리던 국가재건비를 건립한 경력의 박칠성이 맡았으며, 500만원의 예산은 대한민국 정부와 울산시에서 각각 절반씩 부담했다. 1967년에 건설된 부분은 지금의 하얀 탑과 주변의 동상이며, 화단과 분수대는 10여 년 후인 1974년 완성되었다. 2)

그런 조사내용을 보면서, 부산탑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유는 당연히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였다. 부산탑은 부산직할시 승격 기념탑으로도 불렸으며, 지금의 서면로타리 자리에 존재했던 탑으로 1963년 부산직할시 승격 기념으로 1962년 12월 24일 착공하여 1963년 12월 14일 건립되었다. 원래는 ‘국가 재건비’로 명명되었지만, ‘부산 재건의 탑’으로 더 잘 알려졌다. 함께 세워진 기념비의 비문에는 ‘새로이 출발한 직할시 부산의 영원한 번영과 자손만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는 온 시민의 정성’을 모아 만든 것이라고 건립 취지를 밝히고 있다. 이 비는 이병철[전 삼성그룹 회장], 구인회[전 LG그룹 회장], 강석진[전 동명목재 회장] 등 14명의 부산상공회의소 회원의 후원을 받아 건립되었다.

부산탑3)은 1981년 7월 23일 부산 지하철 1호선 공사로 탑신은 철거되어 사라졌고, 탑 중앙의 남녀 동상은 부산직할시립박물관 야외 전시장에 안치되었다. 이후 2009년 4월 건립 경위를 알 수 있는 기념비가 부산광역시립박물관 지하 창고에서 발견되었다.

부산시립박물관으로 가보았다. 박물관 현대관에서 사진으로나마 부산탑의 존재를 알 수 있었고, 또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왼 쪽에서 한 쌍의 남녀동상, 기념비, 그리고 이 것들이 한때 부산탑이었음을 알리는 비석 또한 있었다.

부산탑, 그리고 울산탑에 이어 박칠성 씨는 대전탑 또한 건립하였었는데, 대전탑 또한 앞의 두 탑과 마찬가지로 근대화 된 대한민국을 기념하고자 건립되어, 현재는 부산과 마찬가지로 교통 문제로 철거된 상태였다.

울산으로 들어오면서, 울산 내 많은 이정표들은 공업탑을 가리키고 있었고, 버스 정류장 또한 많은 버스들이 공업탑을 지나고 있었다. 사전조사단계에서는 공업탑에 들어간 사람들도 이따금씩 있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새해맞이와 같은 특별한 행사에만 연다는 기분이 들었고 또 아무 때나 들어갈 순 없을 정도로 차들이 많고 복잡했다. [사진 1]

공업탑 내부를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공업탑은 단순한 로터리, 그리고 산업화 당시의 기념물 이상의 의미를 현대에 와서 가지게 되었다. 울산 교통의 중심지라는 특성 상 공업탑 주변 도로는 매우 복잡하고 넓기 때문에, 사람이 다니기 위한 지하보도가 만들어져 있는데, 이 지하보도를 [문화센터 공업탑]이라는 이름의 문화센터로 정비한 것이다. [사진 2]

[사진 1] 멀리서 찍은 공업탑

[사진 1] 멀리서 찍은 공업탑

[사진 2] 문화센터 공업탑 입구

[사진 2] 문화센터 공업탑 입구

문화센터 공업탑의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동화 피노키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었다. [사진 3] 그리고 문화센터 내부, 즉 지하로 들어와서는 한쪽 벽에는 테마 전시를, 다른 쪽에는 강의실로 보이는 공간 두채가 있었다. [사진 4]

[사진 3] 피노키오

[사진 3] 피노키오

[사진 4] 문화센터 내부

[사진 4] 문화센터 내부

다시 공업탑을 나와서, 공업탑이 최대한 깨끗하게 보이는 위치로 나왔다. [사진 5] 카메라의 줌 기능을 이용해 보니, 공업탑의 남북으로 남성상과 여성상이 존재했다. 이 중 남성상은 부산탑의 남녀상과 아주 닮아있었다. [사진 6] [사진 7]

[사진 5] 공업탑

[사진 5] 공업탑

[사진 6] 남녀상확대

[사진 6] 남녀상확대

[사진 7] 부산탑

[사진 7] 부산탑

[사진 8] 공업탑 남녀상 펼침

[사진 8] 공업탑 남녀상 펼침

공업탑은 기념상이라는 특징 상 그 하나하나에 의미가 담길 수 밖에 없었다. 톱니바퀴 모양의 기반 위에 철근 콘크리트물 다섯 개가 기둥으로 되어 있고, 상단부에는 톱니바퀴가 둘러지고 월계수잎으로 둘러싼 지구본이 있다. 탑의 앞뒤로는 남성군상과 대리석 여성상이 있다. 콘크리트로 된 다섯 기둥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인구 50만을 상징한다. 경제개발이 화두였던 당시의 모습과 함께 10만명이 채 안되던 울산의 인구가 50년 안에 50만명이 되기를 염원하는 내용이었다. 또한 탑 상부의 지구본은 세계 평화를, 월계수잎은 승리를, 톱니바퀴는 공업도시인 울산을 상징하며, 울산이 세계로 뻗어나가 공업 한국의 승리를 맞이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남성군상은 근면과 인내로 울산을 건설하자는 취지를, 여성상은 동쪽에서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는 모습으로 힘차게 시작하는 모습을 상징한다.[사진 8] 4)5)

공업탑은 울산의 상징으로, 이를 건설한 박칠성 씨는 울산의 명예시민에 오르기도 하였다. 2010년에 들어선 울산시의 대규모 정비공사의 대상이 되었다.6) 이 과정에서 박칠성 조각가가 다시 만든 지구본에서 녹물이 나오는 사건 등이 일어나 논란의 대상7)이 되기도 하였다. 공업탑의 현재는 그렇게 밝지 않다. 특히 해당 녹물 사건을 비롯한 여러 논란, 그리고 로터리라는 구조 상 발생하는 교통 체증 때문에 공업탑을 철거, 혹은 이전 설치 해야 한다는 여론 또한 생기기 시작했다.8)

이미 우리나라에서 교통체증을 이유로 부산탑과 대전탑, 그리고 약간 의미는 다르지만 독립문 등이 철거 혹은 이전 설치된 전례를 고려해보았을 때, 공업탑 또한 미래에는 우리가 아는 이 위치가 아닐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고 해도, 그것은 단순한 건물의 파괴나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닌 공업의 나라였던 우리나라가 공업 중심에서 벗어나 더 잘살게 되어 3차, 그리고 4차 산업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로 생각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나에게 공업탑이라는 그 이름을 기억나게 해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으며 글을 끝맺고자 한다. 그들은 공업탑의 짧은 길을 빠져나가기 위해 돌고 또 도는 차처럼 소중한 기억, 그리고 미련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나는 공업탑을 보면서 산업화로 풍요로워지기 시작하는 우리나라, 그리고 2010년대에 이르러 산업화가 끝나고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산업화가 중요한 가치가 아니게 되어, 그렇게 영원히 돌고 돌 것 만 같았던 부산탑이나 대전탑처럼 울산 공업탑 또한 역사의 뒷길로 물러날지도 모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생각했다.

위치보기

1) https://www.youtube.com/watch?v=eXTCcqNudlQ
2) 위키백과 문서 <울산공업센터 건립 기념탑>
3) 부산역사문화대전 <서면 로터리 부산탑>
4) 유튜브 ubc 울산방송 뉴스 <두 공업탑 이야기>
5) 위키백과 <울산공업센터 건립 기념탑>
6) 울산제일일보 <공업탑 43년만에 새단장>
7) 울산제일일보 <명예시민 박칠성씨 울산을 우롱?>
8) 한국일보 <울산 교통패러다임 확 바뀐다>
참고문헌
1. 유튜브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eXTCcqNudlQ), (https://youtu.be/vFAile-1ES4)
2. 위키백과 <울산공업센터 건립 기념탑>
3. 블로그 <브로콜리너마저>
4. 부산역사문화대전
5. 울산제일일보
6.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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