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속의 바다 바다 옆의 도시 해양도시 인문지도

안갯속 궁평항, 누구를 기다리고 있을까

궁평항에 정박하여 때를 기다리는 배 들의 모습

서해안의 바다는 부산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해안과 다르게 갯벌로 이루어져 있다. 갯벌 위에는 배와 갯벌 밑에는 다양한 바다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데 궁평항의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마음속 내면 깊숙한 곳으로 점차 들어가는 것 같았다.
날이 좋지 않아서 안개가 많았지만 밝은 날의 항구와는 다른 생각을 들게 하였다. 나의 안 좋은 기억, 실수, 후회 등의 나를 힘들고 지치게 하는 감정들은 안개이고 이러한 나를 아프게 하는 기억들을 정화해주는 것은 갯벌 그리고 사랑 따뜻함, 보살핌을 사람과 사람에게 전달해 주는 것은 배와 같았다.

1. 안개, 그 뒷면에는...

궁평항의 안개를 보니 시련이 생각났다. 시련은 모든 사람에게 찾아온다. 밝은 햇살을 받으며 궁평항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안개가 껴서 서늘하고 다소 어두운 이미지를 형성한 것처럼 안개는 어디, 어느 곳에서 발생한다. 우리의 인생처럼 말이다. 시련이 찾아온 사람은 ‘내 인생에 안개가 찾아와 너무 암울하다’,‘ 내 인생은 언제 햇볕이 들까?’라는 다소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만약 좌절을 극복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안개가 지면 볼 수 있는 햇볕을 포기하고 안갯속에서 계속 좌절하게 된다. 안개는 더 발전할 수 있는 단계일 뿐이다. 인생에 안개가 꼈다고 불행하게 생각하지 말고 안개가 있는 과정을 극복해야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아름다운 노력과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 나를 꼭 안아주시는 부모님

갯벌은 어머니와 같다고 생각한다. 갯벌을 보면 아무것도 살지 않는 진흙 벌판처럼 보인다. 하지만 갯벌 속에는 바다 생물에게 필요한 먹이가 풍부하여 많은 생물들의 보금자리를 제공한다. 우리들의 부모님과 같다. 부모님은 겉으로 소박하시다. 아이들을 키우기 위하여 바빠 꾸미지 않는 외양과 자식들은 추운 날씨에 좀 더 따뜻하게 해주고 싶어 새로운 옷을 사주시지만 정작 자신의 몸은 몇 년 째 입고 있는 얇은 옷으로 추위를 버티는 모습 그리고 자연재해를 막는 스펀지와 같은 갯벌처럼 자식이 금전적으로나 심적으로 힘든 점이 없으면 하는 바람으로 자신의 몸을 바쳐서 자식의 행복을 가져다주길 원하고 고통을 막고자 하는 모습이 나를 꼭 안아주시는 부모님과 닮아 자신을 반성하고 부모님에게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3. 사랑한다는 서툰 표현

남해안에서 볼 수 있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와 달리 서해안에 있는 배는 갯벌 위에서 출항을 기다리고 있었다. 물이 들어오기까지 기다리는 배를 보니 무뚝뚝한 아들을 둔 어머님이 생각났다. 위에서 말했든 배가 사랑을 전달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궁평항의 배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대부분의 아들은 어머니에게 애정표현을 잘 하지 못한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여자친구에게는 수없이 해도 유독 ‘엄마’에게는 말하기 부끄러워진다. 유독 엄마에게 표현이 서툴고 어색하지만 엄마는 내게 사랑한다는 말을 기다리는 것 같다. 기다리는 것을 알지만 아직까지 말하기 부끄럽다. ‘사랑합니다’ 이 한마디가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