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속의 바다 바다 옆의 도시 해양도시 인문지도

장소에 대한 사전조사

우리나라 3대 관음성지의 하나로 1376년 나옹화상이 창건한 사찰이다. 원래 이름은 보문사로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통도사 문창화상이 중창하였다. 1976년 부임한 정암스님이 용을 타고 승천하는 관음보살의 꿈을 꾼 후에 절 이름을 해동 용궁사로 바꾸었다. 십이지신상이 늘어선 숲길을 지나면 108계단 입구에 포대화상이 서 있는데 배를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 하여 배 부위에 까만 손때가 묻어 있는 것이 재밌다.

마음을 닦아주는 듯 단아한 108돌계단을 내려가면 마치 용궁으로 들어서는 듯한 느낌과 함께 바다를 마주하고 자리 잡은 용궁사를 만나게 된다. 해가 제일 먼저 뜬다는 일출암 위에는 지장보살이 앉아 있고 해수관음대불이 바다를 향해 서있다. 대웅전을 등지고 서서 바다를 바라보면 바로 발 아래에서 파도가 치는 듯하고 진심으로 기도를 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지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바다와 절이 어우러진 멋진 풍광에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감상평

처음엔 큰 목적 없이 마음을 비우고자 해동용궁사를 지정하게 되었다. 그러나, 용궁사를 다녀온 이후에는 두 가지를 얻어왔다.
북적이고 있는 식당을 지나쳐, 절과 함께 어우러져있는 탁 트인 넓은 바다를 마주하니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손꼽히는 이유를 알 수 있던 풍경이었다. 특별히 종교적인 색채를 떠나 바다와 가장 인접하여 사찰이 들어서있어 신비한 느낌과 더불어 바다와 산이 어우러져있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저 마다 사찰을 방문하는 의미는 다르겠지만 대개 그 이유는 마음의 안식을 찾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용궁사로 가는 108계단을 걸으며 108번뇌를 모두 잊고 잠시나마 마음의 평안을 얻어왔다.

마음 속 평안을 새긴다.

한국의 사찰은 대중적인 불교 형성을 위해 수도를 중심으로 넓은 대지에 위치하고 있거나, 풍수지리설에 의거하여 깊은 산골에 위치하기도 하며, 천연 또는 인공 석굴이 건립되는 지리적 특징을 갖고 있다. 이와 달리 특이하게도 ‘해동 용궁사’는 바다와 밀접하게 위치하여 수상법당 또는 임해사찰이라 불린다. 이는 관음신앙의 경우에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관음신앙은 주로 해수관음으로 용을 타고 나타나 바다의 풍랑과 사고를 구난하는 역할 등을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관음신앙의 경우에는 사찰이 해안이나 섬에 형성되어 있다. 특히, 해동 용궁사는 바다와 용과 관음대불이 조화를 이루어 신앙의 깊은 뜻을 담고 있다. 이러한 해동 용궁사를 해양 인문학적사고로 설명해보고자 한다.

일출명소에서 보는 용궁사 전경

해동용궁사의 역사학적 사유

우선, 해동용궁사의 역사학적 사유는 다음과 같다. 1376년 공민왕의 왕사였던 나옹대사께서 창건하였다. 나옹대상이 전국을 돌 당시, 이곳을 도달해 지세를 살펴보니, ‘배산임수 조성모복지(背山臨水 朝誠慕福地)’ 즉, 뒤는 산이요, 앞은 푸른 바다로 아침에 불공을 올리면 저녁에 복을 받는 신령스런 곳이라 하였다. 이에 처음으로 절을 지으시고 산 이름은 봉래산, 절 이름은 보문사라 지었다 한다. 이후,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930년대 초 통도사 운강 스님이 보문사로 중창한 후, 1974년 현재의 주지 정암 스님이 부임하여 지금의 해동용궁사란 이름을 갖게 됐다.

지리적인 요소로 본 해동용궁사

두 번째로는 지리적인 요소로 인해 해동용궁사가 갖는 의미가 있다. 해동용궁사는 바다에 인접한 절이면서 대중적인 성격인 관음신앙이기에 민간신앙을 흡수하여 불교화 하고 있었다. 절 입구는 십이지신상이 일렬로 서 있으며 몇몇 상에는 삼재도 함께 표시하고 있어 친근함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그리고 입구에는 모조 돌하르방, 교통안전기원탑 등 불교와 별 관계가 없는 부분도 함께 융화하고 있다. 또한, ‘교통안전기원탑’을 지나면 ‘득남불’, ‘학업성취불’도 만날 수 있다. ‘득남불’은 자손이 없는 사람이 기도하면 자손을 얻는다 하여 민간 신앙적 요소를 강하게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민간신앙으로 인해 해동용궁사는 불교의 신성성뿐만 아니라 흥미성도 강하게 나타나 관광사찰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고 보여졌다.

용궁사 입구 십이지상

용궁사로 내려가는 108계단

미적인 요소로 본 해동용궁사

마지막으로는 미적인 요소로 해동용궁사를 살펴보고자한다. 용궁사에서는 사찰을 알리고자 ‘주요 8경’을 뽑아 소개하고 있다. 이는 아침일출, 추야명월(보름달 밝은 밤의 경치), 운무조사(안개낀 아침의 용궁사 풍경), 만경창파(노을 위 파도치는 물보라), 시랑망해(시랑대에서 바라보는 망망대해), 초파일 야경(부처님오신날 봉축 연등), 석양모종(해저문 석양에 들려오는 종소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벚꽃놀이(봄날씨에 만발한 벚꽃)이다. 특히나, 붉게 물든 바다와 용궁사의 아름다운 절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아침일출을 두 눈 가득 즐길 수 있도록 친절히 장소까지 안내하고 있었다. 시간적인 문제로 8경에 맞춰 방문하진 못했지만, 해동 용궁사를 방문하고자 한다면 8경을 즐길 수 있는 시기에 맞춰 간다면 신비함이 배가 되지 않을 까 생각한다.

해수관음대불

해수관음대불에서 내려다보는 용궁사 전경

동해의 최남단 바다 끝 바위 해안에 세워진 해동용궁사를 해양인문학적 가치로 알아보았다. 용궁사 뿐만 아니라 임해사찰은 전국적으로 여러 곳에 존재한다. 산 속에 위치하고 있는 다른 사찰과 달리 임해사찰만의 공통점과 그 사찰이 갖는 독창성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푸른 바다에 위치한 타 지역의 임해사찰도 방문하여 사찰이 갖는 해양인문학적 의미를 찾아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