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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바위 시랑대, 사람의 바위 五랑대

오시리아역, 시랑대, 오랑대
  • 탐방일시 :2017.10.09
  • 조회수 :1580
  • 좋아요 :1
  • 위치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연화리
  • 키워드
    오시리아관광단지, 시랑대, 오랑대, 갈맷길, 동해선

동해선 오시리아역의 어원이자 기장의 자연환경인 오랑대와 시랑대를 둘러보며, 이 두 곳의 공통점 및 차이점을 찾아가는 활동이다.

사랑의 돌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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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선으로 학교까지 통학하는 나에게, 주말에 동해선을 타다 보면 꼭 들리는 말이 있다. ‘오시리아역이 무슨이름이고?’ 확실히, ‘신해운대’, ‘송정’, ‘기장’이라는 다른 역의 이름과 달리 ‘오시리아’라는 이름은 너무도 낯설고, 마치 한글날에 무분별한 외래어 남용 예시로 등장할 것만 같은 이름이기도 하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최근 동부산관광단지의 이름이 오시리아관광단지로 바뀌었다는 소식 등을 접할 수 있었고, 그 비밀을 알기 위해 내린 오시리아역의 입구에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었다.

오시리아역의 유래-(중략) ‘오랑대’ 그리고 ‘시랑대’에서 머릿 글자를 따와 장소를 나타내는 접미사 이아(~ia)를 합성한 단어로, 부산으로 오시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오시리아역의 유래-(중략) ‘오랑대’ 그리고 ‘시랑대’에서 머릿 글자를 따와 장소를 나타내는 접미사 이아(~ia)를 합성한 단어로, 부산으로 오시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시랑대 가는 길. 좁은 길을 따라 나오면 이렇게 용궁사 담과 서로 통하는 길이 나온다.

시랑대 가는 길. 좁은 길을 따라 나오면 이렇게 용궁사 담과 서로 통하는 길이 나온다.

그렇다면 우리는 오랑대와 시랑대가 어디인지 우선 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오시리아역에 내린 나는 시랑대가 있는 용궁사에 찾아갔다. 연휴의 한 가운데라서인지, 사람과 차가 엄청나게 많았는데, 걷는 속도가 차보다 빠를 정도였다. 용궁사에 도착해서 용궁사 입구까지 가다보면, 두 갈래로 길이 갈리게 된다. 여기서 용궁사는 왼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오른쪽에 ‘해안 산책로’에서 한명정도가 겨우 들어갈 만한 ‘갈맷길’으로 들어가면 시랑대로 들어갈 수 있다.

시랑대는 본디 군사적 용도로 사용되던 곳이었으나, 용궁사가 관광지로 유명해지면서 민간에게 개방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말처럼 시랑대로 들어가기 직전 ‘국방부’ 라고 씌인 말뚝이나, 좁은 갈맷길 바깥으로 드문드문보이는 철조망들이 그 시절 시랑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다.
시랑대 가는 길에서 찍은 기장 바다의 모습. -푸르다 못해 하늘빛의 바다는 좁은 산길을 뚫고 나온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시랑대 가는 길에서 찍은 기장 바다의 모습. -푸르다 못해 하늘빛의 바다는 좁은 산길을 뚫고 나온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한편, 시랑대가 왜 ‘시랑대’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찾아보았다.
(중략) 1733년(영조 9)에 시랑직[이조 참의]을 지낸 권적(權樀)이 기장 현감으로 부임하여, 이곳 바위에서 놀며 바위 위에 시랑대라 새기고 이를 시제로 삼아 시를 지었다 하여 붙은 이름으로 전한다. 이후 홍문관 교리였던 손경현(孫庚鉉)이 학사암(學士嵓)으로 불렀다고도 하나, 지금은 시랑대라는 이름으로만 전해지고 있다.
정말로 그때 새겨진 것인지, 아니면 이 전설을 위해 누군가가 후대에 새긴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시랑대의 나무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바위 중 정말로 ‘시랑대’라고 적힌 바위가 남아있었다!

시랑대’, 전설에 따르면 권적의 그 글씨가 지금도 남아있다고 한다.

시랑대’, 전설에 따르면 권적의 그 글씨가 지금도 남아있다고 한다.

시랑대’ 글씨 이외에도 다른 자그마한 바위들에 다양한 한자로 다양한 글귀가 새겨져 있는 걸로 보아그 진위는 확실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랑대’ 글씨 이외에도 다른 자그마한 바위들에 다양한 한자로 다양한 글귀가 새겨져 있는 걸로 보아그 진위는 확실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흔히 시랑대를 다녀온 사람들이 자주 말하곤 하는 돌탑들 또한 그 자리를 지키며 시랑대의 명물이 되어주고 있었다.

시랑대의 돌탑, 왼쪽으로 조그맣게 최근에 생긴 아난티 코브, 속칭 힐튼 호텔이 보인다. 전통적인 관광지에서 현대적인 ‘관광단지’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한 장면으로 이해 할 수 있다.

시랑대의 돌탑, 왼쪽으로 조그맣게 최근에 생긴 아난티 코브, 속칭 힐튼 호텔이 보인다. 전통적인 관광지에서 현대적인 ‘관광단지’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한 장면으로 이해 할 수 있다.

시랑대에서 보이는 용궁사의 모습. 실제로 시랑대는 용궁사와 매우 가까운 곳이다.

시랑대에서 보이는 용궁사의 모습. 실제로 시랑대는 용궁사와 매우 가까운 곳이다.

나는 시랑대를 벗어나, 다음 목적지인 ‘오랑대’로 가기로 했다. 오랑대는 시랑대와 버스 한 정거장정도로 크게 멀진 않으나, 아직 개발중인 이 곳의 특성상 걷기로는 가기 힘들다는 점이 있다.
오랑대로 가기 위해서는 버스정류장 ‘혜광사’에서 내리면 되는데, 실제로 오랑대 직전에 혜광사가 있다.

시랑리 동암마을, 이처럼 시랑이라는 지명은 이 지역 사람들에게 아주 친숙한 지명이기도 하다.

시랑리 동암마을, 이처럼 시랑이라는 지명은 이 지역 사람들에게 아주 친숙한 지명이기도 하다.

오랑대 이정표, 버스정류장, 그리고 혜광사.

오랑대 이정표, 버스정류장, 그리고 혜광사.

오랑대는 오랑대공원으로도 불리며, 사진사들의 일출 명소로 유명한 곳이다. 오랑대라는 이름의 어원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옛날 기장으로 유배 온 친구를 만나러 시랑 벼슬을 한 다섯 명의 선비들이 이곳에 왔다가 술을 마시고 즐겼다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나, 이곳에 오랑캐가 쳐들어와서 오랑대라고 불렀다는 설 등이 전하고 있다. 오랑대공원은 해안과 해안에 툭 튀어나온 잔디밭, 그리고 용왕단의 세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내가 본 오랑대의 모습은 시랑대의 깎아지른 자연환경과는 아주 멀었다. 많은 사진기사들과 캠핑카를 가져온 사람들이 있었는데, 계속된 연휴로 쓰레기들이 많이 쌓여있어 냄새가 났다. 마치 사람의 손길이 닿아 원래의 자연환경을 잃어가고 있지 않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곳이었다.

그러나 내가 본 오랑대의 모습은 시랑대의 깎아지른 자연환경과는 아주 멀었다. 많은 사진기사들과 캠핑카를 가져온 사람들이 있었는데, 계속된 연휴로 쓰레기들이 많이 쌓여있어 냄새가 났다. 마치 사람의 손길이 닿아 원래의 자연환경을 잃어가고 있지 않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곳이었다.

하지만 용왕단에 인사를 드리는 한 할머니의 모습을 멀리서 줌을 당긴 카메라로 비춰보며, 생각이 바뀌었다. 사람의 손길이 너무 닿아 퇴색되더라도, 사람이 찾고 사람이 보아야 아름답다는 그 생각. 사람의 손길 없이 깎아지른 ‘詩’의 절벽인 시랑대와 대조적인, 다섯 사람의, 사람이 즐기며 오랑캐라는 사람이 오가며 자란 평원인 오랑대. ‘오시리아’라는 이름은 그렇게 비슷하면서도 다른 향취를 풍기고 있었다.
용왕단

용왕단

오시리아 관광단지, 우리는 21세기를 살아가면서 곧 이 곳이 관광단지로 개발되는 현실을 맞이할 것이며, 또 맞이하고 있다. 이미 기장 사람들의 생활에 깊숙이 들어온 롯데몰을 시작으로, 에버랜드의 몇 배가 되는 놀이동산이며, 으리으리한 호텔. 이 모든 것이 이 관광단지의 발전을 위해 들어올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손길로 사람을 편하게 하는 것만이 관광의 능사는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국립공원’이라는 이 한 단어만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사람이 만지는 ‘오랑대’같은 관광과 자연이 만진 ‘시랑대’ 같은 관광. ‘오시리아’라는 이름은 그래서 지어진 이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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