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해양도시문화탐방
거리와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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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이국적인 항구마을, 모지코
모지코모지코는 시모노세키의 반대편, 키타큐슈에 위치한 작은 항구마을이다. 모지코는 과거 일본의 무역의 중심에 있었으며, 바나나를 최초로 수입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이국적인 건물들이 많다. 대표적으로는 국제 기념우호관, 미쓰이 클럽 등이 있다. 이 건축물들은 모두 20세기 초중반에 지어진 것들이거나 종전 이후 복원된 것들로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바나나가 최초로 수입된 항구임을 기념하기 위한 바나나 동상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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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검색창에 '시모노세키'라는 단어를 넣으면 가장 먼저 보이는 글 중 하나가 가라토시장이다. 일본 복어생산량 1위에 초밥천국이라 불리는 그 곳에서 신나게 노는 것을 기대하며 나날을 보냈는데 아쉽게도 가라토시장이 초밥천국으로 변하는 날 이전에 일본을 떠나게 되었다. 초밥시장으로 변한 가라토시장을 느낄 순 없었지만 일상적인 가라토시장을 즐길 수는 있었다. 아쉽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이런 것도 여행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섭섭한 마음을 뒤로 하고 바다를 보았다. 저렇게 큰 배가 다닐 수 있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좁은 해협이었다. 아니 어쩌면 저렇게 큰 배가 들어 올 수 있으니 '칸몬(関門:관문)'이라는 명칭이 붙었는지도 모른다. 가라토시장에서 바라보는 반대편 모지코는 이 관문의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쉬웠던 가라토시장은 살포시 접고 설레는 마음을 담아 우리는 모지코로 향했다.
모지코항입구
배에 탄 사람들도 걱정반 호기심반의 눈빛으로 소리가 난 쪽을 쳐다보았는데 웬 할아버지? (아저씨일 수도 있다.)가 팬티바람으로 바다에 뛰어들어 헤엄을 쳤던 것이 였다. 분명 물개의 영혼을 가졌을 것이라 추측된다. 아무리 후덥찌근한 6월의 여름이었지만 비도 왔고 날도 흐렸는데...세상어디에나 독특한 사람은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곧바로 수상경찰들이 할아버지를 잡으러왔고 우리는 조그마한 에피소드와 함께 모지코에 도착하게 되었다.
광안리, 해운대 그리고 조금의 영도 앞바다 같다는게 모지코의 첫인상이였다. 익숙한 듯 달랐다. 모지코에서 가장 처음으로 만난 관광명소는 블루윙모지였다. 모지코의 도개항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고 짧아 한편으로는 아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른 빛깔이 인상적이였는데 왠지모르게 하얀페인트칠을 하기전 붉은대교다리가 떠올랐다. 잡설이지만 왜 굳이 색을 바꿨을까, 블루윙모지처럼 확실한 색이 있었다면 인상적이고 좋았을텐데. 그렇게 다리를 건너려하니 표지판이 있었다. 다리가 열리는 시간이 기록되어있었는데 가이드님께서 이 것을 보시더니 블루윙모지와 관련이 있는 전설을 이야기해주셨다. 다리가 열리고 재빨리 뛰어가면 영원한 사랑을 쟁취할 수 있다와 같은 말이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스팟으로도 유명하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또 다시 영도대교가 떠올랐다. 다리가 들어올려지고 내려갈때마다 영도사람들은 탄식을 들리곤 했다. '아 지각하겠구나' 낭만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말과 욕설이 다리를 건너지 못한 주민들의 입에 오르내리곤 했다. 블루윙모지처럼 좋은 전설을 만들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열렸다 닫힌 영도대교를 가장 먼저 건너는 사람은 부와재력을 얻을 수 있다던가. 이 생각을 하면서 한국인의 경쟁심리를 생각하면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말이 머리 속을 슥 스쳐가긴 했지만 영도대교에도 이런 전설이 붙어서 지역의 명소도 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모지코_블루윙모지
블루윙모지도개시간
블루윙모지를 건너고 나니 자료조사 때 찾았던 모지코의 유명한 수제맥주공방을 찾을 수 있었다. 트레이드마크로 보이는 맥주그림이 멀리서도 그 곳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들어가 보지는 못 했고 사진을 찍었다. 모지코에서만 맛 볼 수 있는 특별한 맥주와 모지코의 명물이라고 할 수 있는 야끼카레를 만들어 판다고 하는데, 다음에 혹시 기회가 있어 다시 이곳을 오게된다면 가서 맛있는 맥주를 마셔보고 싶다. 야끼카레는 모지코를 돌아다니면서 보니 정말 어디에도 있는 느낌이 들어 순위가 밀렸지만 맛있는 맥주와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일테니 언제가를 기약하고 싶다.
모지코에 처음 도착했을 때 낯선 듯 익숙했다면 서양식 건물을 봤을 때는 확실히 이곳이 관광지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본에 있는 건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거리감이 있었던 터라 입을 벌리며 봤다. 다양한 서양식의 건물들은 서양을 연상시키면서도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모지와 정말 잘 어우러져 있었다. 각각의 건물들 모두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더 인상적이었고 모두 어떤 역사를 거쳐서 탄생하게 되었는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국제우호기념도서관
국제우호기념도서관설명
이국적인 경치를 자랑하는 모지코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물이 있다. 바로 국제우호기념도서관이다. 옛날부터 모지항은 큐슈의 현관으로 불렸다. 모지항을 통해서 여러나라와 교류를 하였는데 특히 중국 대련시와 많은 교류를 하였다고 한다. 이곳은 중국의 대련시와 큐슈가 우호체결을 맺고 상징으로서 세워 둔 건물이다. 외관은 붉은색의 벽돌과 흰색의 타일이 어우러져 화려하면서도 독특한 인상을 주었으며 벽돌의 색과 더불어 뾰족한 지붕과 특이한 창문 역시 특징적이었다. 이 날카로운 삼각지붕의 첨탑은 독일 목조 건축양식이라고 하는데 이국적인 인상을 주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외관으로도 이곳이 의미 있는 곳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는데 건물을 바라보며 들었던 이 건물의 역사는 외관보다 더 흥미로웠다. 국제우호기념도서관은 처음에 중국의 상인들이 교류를 하면서 여러 가지 사무를 보던 곳, 그리고 세관업무도 함께 보던 곳이었다. 다음으로 건물을 헐고 도서관 겸 우호 기념관으로 재탄생했으며 현재는 1층은 레스토랑, 2층은 중국과 동아시아의 문헌을 수장한 도서관, 3층은 자료전시실로 되어있다. 이곳은 다양한 자료를 소장한 이곳은 역사적으로도 의미를 가지며 문헌적으로도 실적조사에 많이 쓰인다고 한다. 사무를 보던 곳에서 음식점까지 다양하게 변화해온 건물의 용도는 나에게 이 건물을 인식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1층에 있는 중국음식점은 이렇게 다양한 역사를 가진 건물에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맛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하였다. 그날 맛보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다시 오게 된다면 그곳에 가서 음식을 꼭 먹어보고 싶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국제우호기념도서관은 일본에 있으면서 중국의 대련에서 온 재료들로 지은 유럽식의 건물이다. 여러나라가 함께 공존하는 건물이었고 외관부터 내부, 모두에서 그 나라들 모두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이곳에 간다면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모지세관 1
모지세관 2
국제 기념우호관의 바로 앞을 보면 바다 바로 앞 붉은색의 웅장한 건물이 있다. 붉은색의 벽돌로 만들어진 이층의 네모난 건물은 1912년에 세관청사로 건설된 모지세관이다. 빨간색의 벽돌에 흰색의 창문으로 서양을 연상시켰으며 큰 규모와 네모반듯한 건물의 모양이 약간 딱딱한 인상을 주어서 뭔가 이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물일거라고 예상했는데 역시 예상이 맞았다. 1927년까지 세관 청사로 사용 된 뒤 1994년 건물을 복원하여, 네오 르네상스 양식을 도입한 근대건축물로서 되살아났다고 한다. 모지세관은 「세계의 모지항」이라 불리던 시대의 건축물로 그 큰 규모를 보면서 모지코가 예전에 얼마나 큰 항구였는지 얼마나 번성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현재 모지세관은 1층에는 홀과 휴게실이 있고 2층에는 간몬해협을 볼 수 있는 전망실과 갤러리가 있다. 누구나 걷다가 자유롭게 들어가 쉴 수 있으며 홀에서는 일년 내내 여러가지 이벤트가 개최되고 있다고 한다. 큰 규모의 세관을 보거나 그곳에 들어가 쉬면서 모지코의 예전 전성기를 상상하는 것 역시 모지코를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미쓰히클럽
누구나 쉽게 들어가서 구경할 수 있지만 2층으로 가는 건 입장료가 있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의 흔적을 그곳에서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인슈타인 박사가 모지와 미쓰이 클럽을 매우 마음에 들어 해서 후쿠오카에서도 이 클럽을 얘기할 정도였다고 하니 한번쯤은 그곳에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서 그 당시의 사람들이 춤추고 놀던 연회장을 본 후에 아인슈타인 메모리얼룸까지 둘러본다면 그때의 재벌들의 생활을 조금은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이국적인 건물 구경을 끝내고 모지코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바나나 동상을 보러 갔다. 모지코는 일본에 바나나가 처음으로 수입된 항구다보니 그 것을 기념하는 동상이 있었다. 일본 특유의 우스꽝스러운 캐릭터가 독특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동상앞에서 사람들이 즐겁게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바나나동상
모지코 프라자 바나나상품
바나나 동상이 있는 만큼 모지코 쇼핑의 중심 모지코 프라자에는 바나나와 관련된 기념품이 많았다. 건물 유리만 해도 떡하니 바나나라고 적혀있었고 안에 들어가니 여기를 봐도 바나나 저기를 봐도 바나나였다. 바나나로 된 과자와 빵이 가장 인기가 많은지 산처럼 쌓여있었다. 또 바나나를 소재로 삼은 인형들이나 공책들도 간간히 보였는데 일본은 작은 것도 참 상품화를 잘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나나 이외에도 야끼카레를 팔기도 했고 일본의 대표적인 캐릭터 상품들을 파는 가게들도 있었다.
모지코 철도 박물관 1
모지코 철도 박물관 2
가장 마지막으로 갔던 곳은 모지코에 있는 철도 박물관이었다. 무언가 문제가 생겨서 개인으로 갔다 왔던 장소인데 닫혀있었다. 아쉬웠지만 겉햛기라도 하자는 마음에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모지코에서 약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이 박물관은 과거에는 실제로 기차가 다니는 역이자 큐슈 철도의 본사였다. 모지코는 무역으로 성행했던 도시였던 만큼 이 역은 모지코로부터 수입한 물건들을 옮기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곳은 어떻게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일제강점기 조선수탈과도 연관점이 많다. 1905년부터 운행된 부관연락선을 통해 일제는 조선의 쌀, 구리 등 많은 것들을 빼앗아 실고 일본으로 향했고 시모노세키에 도착한 수탈품들은 다시 모지코로 옮겨져 일본을 살찌웠다. 이렇게 생각하면 조금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장소였다. 직접적인 연관은 없더라도 그 때 시대적 상황에 의해 이 철도는 조선을 수탈을 도왔던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이제는 더 이상 운행하지 않고 과거 일본의 철도를 알려주는 곳으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 이곳을 보면서 우리나라와 일본에 얽혀있는 많은 문제들이 조금씩이나마 풀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모지코를 탐방하면서 사실 잘 몰랐던 일본의 관광지를 알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조선 또 부산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던 도시는 아니었지만 시모노세키, 후쿠오카와 가까운 만큼 간접적인 연관이 많았던 곳이라 생각이 든다. 칸몬 해협의 아름다운 경치와 이국적인 건물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찾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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