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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떠나자 고래잡으러, 장생포에서 고래 史가시오-장생포고래박물관

장생포고래박물관
  • 탐방일시 :2018.08.07
  • 조회수 :860
  • 좋아요 :0
  • 위치
    울산 남구 장생포고래로 244 장생포고래박물관
  • 키워드
    포경업, 근대, 박물관, 현대, 테마박물관

고래를 못 잡는 시대가 되어도, 장생포에서는 아직도 고래가 살아숨쉰다! 고래, 그리고 장생포라는 곳의 역사를 총망라한 고래박물관에서 과거의 산업이 현대에 부활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장생포고래박물관 대표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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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꾸었던 꿈의 세계는 아침에 일어나면 잊혀 지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내 꿈 하나는 조그만 예쁜 고래 한 마리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고래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는가? 역시 송창식 씨의 저 노래를 비롯한 ‘포경업’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작년 2학기, 나는 학교에서 ‘동아시아물고기의문명사’라는 수업을 들었다. 그 수업에서 배운 수많은 지식 중 하나는, 고래는 우리가 아는 그 의미 이상으로, 그 몸뚱이만큼 역사 속에서 큰 역할을 했단 점이었다. 기름과 고기, 그리고 뼈까지 쓸모 없는 부위가 하나도 없는 고래를 찾아 북극으로, 태평양으로, 그러다 동아시아까지 온 서양인, 그리고 거기서부터 시작된 동양과 서양의 만남, 근대…….

우리나라 안에서 그런 고래 하면 생각나는 곳은 당연히 반구대 암각화라는 선사시대부터 고래와의 접촉이 이어진 울산, 그 중에서도 특히 장생포라고 믿었고, 그렇게 생각해왔다. 그렇게 나는 울산으로 향했다.

울산시는 울산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반구대 암각화를 시의 이미지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장생포에 도착하기도 전 버스정류장에서부터 나와 고래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버스가 나를 싣고 장생포에 들어오자, ‘장생포고래문화특구’라는 팻말, 수많은 고래 조형물들 또한 나를 반겨주었다.

박물관의 매표소에서부터 이곳이 바로 고래박물관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는 고래모양 매표소부터 보였다. [사진 1] 매표소에서는 고래박물관 뿐 아니라 고래박물관 – 생태박물관 – 울산함 – 문화마을로 이어지는 장생포지역 전체에 대한 관광지화가 진행됨을 ‘자유이용권’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었다 . [사진 2]

박물관을 들어서기 전부터, 이곳과 고래가 얼마나 밀접한 연관이 있는가를 보여주는 포경선 복원, 고래 동상들이 가득했다. [사진 3]

마침내, 박물관에 들어섰다. [사진 4] 박물관은 1층 – 3층 – 2층의 동선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사실 박물관하면 우리가 익히 드는 생각은 단순한 유물나열에 그쳐 전공자가 아닌 이상 어떤 재미도, 의미도 느끼기 힘든 박물관이거나 너무 홀로그램 등의 영상매체의 사용에 그쳐 재미는 있지만 의미가 있는가? 거나 어린이를 벗어난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어느정도 있었는데, 장생포 박물관은 그 두가지 요소의 장점과 단점을 어우러져 장점은 극대화되고, 단점은 최대한 감춰지는 방향으로 설계된 것 같았다.

[사진 1] 장생포고래박물관 매표소

[사진 1] 장생포고래박물관 매표소

[사진 2] 장생포고래박물관 매표소 테이블

[사진 2] 장생포고래박물관 매표소 테이블

[사진 3] 포경선

[사진 3] 포경선

[사진 4] 장생포고래박물관 전경

[사진 4] 장생포고래박물관 전경

1층은 반구대암각화에 대해 주로 설명을 했다. [사진 5] 버스정류장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울산과 고래는 역시 반구대 암각화가 그 만남의 씨앗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3층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퀴즈 형식으로, (고래는 잠을 잘까요? 고래는 어류일까요?) 어린이들에게 고래에 대한 호기심을 열어주는 시간을 만들어주기도 하였다.

3층은 본격적으로 인류 역사 속 포경업, 우리나라의 포경업, 그리고 울산의 포경업까지 보여주는 시간이 되고 있었다. 이 곳에서는 다양한 고래의 뼈 모형을 통한 고래 뼈 모형 [사진 6], 포경도구 모음 [사진 7], 고래가 기름, 식용 뿐 아니라 심지어 코르셋에도 쓰일 정도로 얼마나 쓰임새가 많았는지 [사진 8] 등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압권인 것은 포경업의 역사 부분으로, 대학 학부생인 내가 배울 정도로 자세하고 상세하게, 앞서 학교에서 배운 지식까지 나올 정도로 자세하게 나와있었다. 이 박물관이 단순히 고래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용도가 아니라, 정말로 고래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곳임을 알려주는 곳이라는 점을 깨닫게 해주었다. 한편, 3층 한 구석에는 겨울철 고래가 회유하는 이 곳 앞바다 전망대 [사진 9] 가 위치하기도 했으나, 여름철이라는 특성 상 큰 볼거리는 없었다.

[사진 5] 반구대암각화의 발전과 그 의의

[사진 5] 반구대암각화의 발전과 그 의의

[사진 6] 고래 뼈

[사진 6] 고래 뼈

[사진 7] 포경 도구

[사진 7] 포경 도구

[사진 8] 쓰임새 일부

[사진 8] 쓰임새 일부

[사진 9] 전망대

[사진 9] 전망대

3층과 2층은 계단 뿐 아니라 아이들의 미끄럼틀로 연결되어있기도 해, 많은 어린아이들의 박물관 방문 목적이 이 미끄럼틀이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많은 아이들이 몰려있었다. 그 생각처럼, 2층은 홀로그램, 영상물 등을 이용해 아이들에게 고래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를 부여해주는 코너였다.

고래잡이가 금지 된 이후 장생포는 석탄산업과 관련된 강원도의 여러 도시들이 그러하였듯 쇠퇴의 길로 접어들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장생포는 고래잡이가 아닌, 고래 그 자체를 문화유산으로 활용하여 다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관광지가 되었다. 어느 날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지역마다 색다른 멋이 있는 일본과 다르게, 한국은 서울 – 부산 한번 보면 볼 것이 없다고. 나는 장생포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가 어떤 지역을 ‘관광지’화 하려면 그냥 단순한 축제나 동상을 만든 후 그것을 기반으로 한 관광지를 만드는 행위를 자주 하는데, 정말로 그 곳이 정말 그런 관광지가 되었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장생포를 방문하기 전에도 나는 장생포고래박물관이 그런 흔한 관광지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3층의 그 상세하고도 자세한 역사, 왜 하필이면 이 장생포가 포경이라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는지를 상세하고 성실하게 설명해주는 모습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어떤 지역을 역사가 숨쉬는 지역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장생포, 그리고 장생포고래박물관은 방문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의 역사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그 역사를 기반으로 한 컨텐츠를 만들어 관광지로 만드는 일. 그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고, 지역 뿐 아니라 드라마, 만화, 게임과 같이 역사기반 컨텐츠를 만드는 모든 사람에게 우선 그 역사의 상세한 이해가 우선이라는 교훈을 주는 박물관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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