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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와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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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입게 되는 곳, 남포동 구제 골목

남포동 구제시장
  • 탐방일시 :2017.10.30
  • 조회수 :4665
  • 좋아요 :0
  • 위치
    부산광역시 중구 신창동 3가
  • 키워드
    남포동, 국제시장, 구제시장, 구제, 플리마켓

무엇이든지 빠르게 소비되고 새롭게 생산되는 요즘과 다르게 이 곳에서의 시간은 느리게 흘러가고 바쁘게 유행을 쫒지 않는다. 바로 남포동 국제시장 안에 위치한 구제 골목이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구제 의류의 대부분이 수입되는 부산항과 인접한 부산 국제 시장에서는 구제 의류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보세 상점과 함께 영역을 점차 늘려가며 구제 골목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구제 시장의 상인들은 미국문화원 옆에 있던 1981년 개점하여 1999년 폐점한 유나백화점에서 산 옷을 이 주변에 내다 팔던 구제 매장에서 구제 골목이 유래되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남포동 구제골목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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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입게 되는 곳, 남포동 구제 골목

무엇이든지 빠르게 소비되고 새롭게 생산되는 요즘과 다르게 이곳에서의 시간은 느리게 흘러가며, 바쁘게 유행을 좇지 않는다. 바로 남포동 국제시장 안에 위치한 구제 골목이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구제 의류의 대부분이 수입되는 부산항과 인접한 부산 국제 시장에서는 구제 의류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보세 상점과 함께 영역을 점차 늘려가며 구제 골목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구제 시장의 상인들은 미국 문화원 옆에 있던, 1981년 개점하여 1999년 폐점한 유나 백화점에서 산 옷을 이 주변에 내다 팔던 구제 매장에서 구제 골목이 유래되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남포동 구제골목-맛있는 단팥죽

남포동 구제골목-맛있는 단팥죽

남포동 구제골목-아기자기한 소품들

남포동 구제골목-아기자기한 소품들

보세 옷거리를 구경하다가 단팥죽을 파는 노상들을 따라 쭉 들어가면 새로운 세계가 나타난다. 구제 옷 특유의 냄새들과 형형색색의 옷들. 나는 항상 그곳에 가면 보물찾기를 하는 어린아이처럼 괜히 신이 난다.
늘 유행에 따라 가게마다 거기서 거기인 비슷한 옷을 파는 것에 지루해질 때 구제 골목을 찾는다. 티셔츠 한 장에 천 원부터 고가의 수입 브랜드까지. 굳이 사지 않아도 구경하는 것조차 즐겁다. 이곳의 매장들은 좌판에 옷 더미를 쌓아 놓으면 그 더미들을 파헤쳐 가며 내가 원하는 옷을 찾는 곳도 있고, 마네킹에 예쁘게 코디를 해놓은 빈티지 샵, 그리고 자신이 만든 물건을 직접 내다 팔 수 있는 플리마켓도 있다.
겨울의 초입을 맞아 다시 찾은 구제 골목은 평일 낮 시간대라 그런지 많이 붐비지 않았다. 옷 더미 앞의 작은 의자에 앉아서 열심히 옷을 골라 담는 아주머니들도 많았고, 지나가다 들리는 낯선 언어에 고개를 돌려보면 구제 옷을 구경하러 온 외국인들도 여럿 있었다.

남포동 구제골목_옷 더미 속 보물찾기

남포동 구제골목_옷 더미 속 보물찾기

남포동 구제골목_코디되어 있는 구제 옷들

남포동 구제골목_코디되어 있는 구제 옷들

나는 옷을 참 좋아하는 데, 유행하는 옷을 입고, 새 옷을 사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지만 거리에서 비슷한 스타일의 똑같은 옷들을 입은 사람들을 볼 때면 과연 이게 나를 가장 잘 표현하는 옷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나를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이 옷, 구제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색이 바래면 바랜 대로, 보풀이 일어나면 일어난 대로 그 자체가 예쁘게 느껴진다.
나도 여기서 4년 전쯤 산 자켓을 아직도 잘 입고 있다. 그만큼 유행을 타지 않고 내 취향이 매우 반영된 옷이라 지금까지 꾸준히 손이 가는 게 아닐까 싶다.
볼거리는 구제 옷뿐만이 아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모아 놓은 소품샵들과 플리마켓 또한 여기에 들리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키덜트(kidult)’라는 말처럼 동심을 자극하는 옛날 캐릭터들과 귀여운 액세서리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다. 보고 있으면 필요한 게 아닌데도 한 개 정도는 사고 가야 할 것 같은 충동이 자꾸 든다. 플리마켓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자신이 직접 만든 향초, 향수, 귀걸이, 팔찌, 엽서 등을 각 칸 마다 진열해 놓고 팔 수 있다. 만든 사람의 취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소품들 속에서 내 취향의 물건을 찾으면 새삼스럽게 기뻐진다.

남포동 구제골목-플리마켓 옆 돌고래 순두부

남포동 구제골목-플리마켓 옆 돌고래 순두부

남포동 구제골목-플리마켓 입구

남포동 구제골목-플리마켓 입구

플리마켓 건물 옆에는 ‘돌고래 순두부’라는 식당이 있다. 매우 오래된 가게인데 5000원이라는 가격에 맛있는 순두부 백반을 먹을 수 있다! 쇼핑을 하고 둘러보다 배가 고파질 때쯤 식사를 하기에 딱 알맞다. 나는 시간이 없어서 먹으러 가지 못했지만 다음에 다시 왔을 때는 꼭! 식사를 하고 갈 생각이다.
아, 혹시 쇼핑을 많이 할 생각이라면 마스크를 가져오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래도 옷더미들을 뒤질 때 먼지가 많이 날리기 때문이다.

남포동에 온다면 국제시장에서 맛있는 먹거리를 찾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구제시장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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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네이버 지식백과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한국학중앙연구원), "구제 골목 [救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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